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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시선/정성엽]천대받는 우리 군가

입력 | 2017-07-04 03:00:00


정성엽 한남대 한국군가정책연구소 부소장

군대 문화는 국가 안보를 기반으로 개개인이 모여 조직이 지향하는 가치를 창출하는 집단문화다. 그래서 누구나 군에 입대하면 병영생활, 군복, 엄정한 계급질서, 용어, 군가 등 군의 특수한 문화를 배우고 익히며 동질성을 추구한다. 비인격적 관습은 고쳐야 하겠지만 조직을 효과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오랜 기간 만들어진 문화를 일반사회와 동일시하여 바꾸고자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는 이슬람국가(IS)에 의한 동시다발 테러로 132명이 사망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2016년을 ‘라 마르세예즈의 해’로 선포했다. 프랑스 국민들이 국가 ‘라 마르세예즈’를 잘 부르도록 하겠다고 했다. ‘라 마르세예즈’는 1792년 프랑스대혁명 시기에 만들어진 군가다.

재작년 우리 군에서는 흥미로운 설문조사가 있었다. 병사들을 대상으로 한 질문에서 ‘군가보다 가요를 부를 때 더 힘이 솟는다’는 답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군가 교육이 잘못됐다는 방증이다. 각 군에서 최전방 부대 장병들의 정신무장과 사기앙양을 위한 집중교육을 할 때도 군가보다 일반가요에 의존하고 있다. 군악연주회에서도 군가는 형식적으로 몇 곡 연주할 뿐이다.

군가를 어떻게 부를지 모르는 것이다. 군가는 만들었지만 활용할 의지도, 활용할 줄도 모른다. 군가의 목적과 가치에 대한 지식도 없다. 전쟁기념관에도 군가 코너는 없다. 6·25전쟁 코너에서 두 곡의 군가를 들을 수 있는데 한 곡은 가요고, 다른 한 곡은 이후에 나온 군가다.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 군사강국들이 군가를 활용하고 군대합창단을 운영하는 사례에 대해서도 사회주의 국가 또는 과거 군국주의 나라였기 때문이라고 폄훼한다.

새 정부가 추진코자 하는 국방개혁에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것은 올바른 군대 문화를 정립하는 것이다. 군가의 가치도, 어떻게 불러야 할지도 모르는 것이 제대로 된 군대인지 의문이다.

프랑스 국민들은 국가 위기에 왜 ‘라 마르세예즈’ 부르기 운동부터 시작했는가. 225년 전 침공하는 적들에 맞서 싸우며 불렀던 군가를 통해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던 것이다. 값비싼 무기를 들여오는 것보다 정신이 바로 선 군대가 더 절실하다.

정성엽 한남대 한국군가정책연구소 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