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2연패(베이징, 런던)에 빛나는 황경선(31·고양시청)은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선수가 아닌 훈련파트너로 나섰다. 같은 팀 후배인 이아름(25)의 메달 획득을 돕기 위해서다. 자신보다 두 체급 위인 황경선(67㎏급)과의 훈련을 통해 이아름(57㎏급)은 마치 신체조건이 좋은 외국 선수를 상대하는 듯한 효과를 얻고 있다. 국제대회를 통해 축적한 황경선의 노하우 전수 또한 덤으로 얻는 선물이다.
선배의 특별과외가 도움이 된 걸까. 이아름은 29일 여자 57㎏급 8강전에서 지난 2015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대회 우승자인 일본의 하마다 마유(23)에게 14-8 승리를 거두며 준결승에 안착해 동메달을 확보했다. 세계킹 5위인 하마다는 이아름(6위)이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딸 당시 결승에서 맞붙은 상대다.
경기 뒤 이아름은 “다른 사람들이 격려 또는 질책을 한다면 경선 언니는 지금 당장 내가 무엇을 연습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도움을 주는 스타일. 기술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늘 많이 배우고 있다. 이번 대회 각종 룰 변경에도 경선 언니가 ‘공격적인 네가 손해 볼 부분이 없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것이 큰 힘이 됐다”며 선배에게 공을 돌렸다.
무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