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앞두고 갈등 수습 나선듯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22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환경영향평가 실시와 관련해 “민주적 절차를 ‘존중한다(respect)’”고 언급하면서 한미 간 사드 난기류가 수습 국면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두 장관의 첫 통화에서 강 장관은 “사드를 중단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민주적 절차와 정당성을 담보하기 위해 내부 절차를 취하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입장을 재차 설명했다. 이에 대해 틸러슨 장관은 ‘존중한다’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보고가 누락된 경위 조사를 지시한 직후인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한국의 조치를) 이해하고 신뢰한다”고 밝혔다. ‘이해한다(understand)’는 표현은 외교적으로는 적극적인 지지가 아니라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미국 측이 간접적으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어 8일(현지 시간)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사드 배치는 미국 정부에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 장관은 28, 29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의 ‘파이널 터치’(최종 조율)를 위해 문 대통령보다 하루나 이틀 먼저 방미해 틸러슨 장관과 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강 장관이 “회담 전에 만나 파이널 터치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하자 틸러슨 장관이 “참 중요한 이야기다. 보좌진들을 통해 일정을 조율하도록 하자”고 화답하면서 성사됐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