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개봉 ‘V.I.P.’ 시작으로 ‘강철비’ ‘공작’ 등 줄이어 흥행 보장 안정적 소재 ‘매력적’… 묵직한 메시지… 갈등구조 섬세해져
남북 관계를 소재로 한 ‘V.I.P.’ ‘강철비’ ‘공작’(왼쪽 사진부터) 등 한국 영화들이 올 하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다. 특히 단순 이념대결 구도를 넘어 한층 섬세해진 전개가 돋보인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NEW·CJ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해 하반기에는 ‘부산행’부터 ‘터널’ ‘판도라’까지 재난영화가 이어졌다면 올해는 8월 개봉 예정인 ‘V.I.P.’를 시작으로 한국 영화의 오랜 흥행 소재인 남북 사이의 긴장감을 다룬 영화들이 연이어 관객들을 만난다.
○ 직접적이고 묵직해진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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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문을 여는 건 워너브러더스코리아가 세 번째로 투자한 한국영화 ‘V.I.P.’다. 북에서 온 주요 인물이 남북한에서 동시에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그를 두고 대한민국 특별수사팀과 북한 비밀공작원, 미국 중앙정보국(CIA) 간의 이해관계가 충돌한다는 내용이다. 한국 누아르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신세계’(2012년)의 박훈정 감독이 연출했고, 배우 장동건 김명민이 주연을 맡았다.
‘수지 김 피살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인 데다 실존 인물의 이름이 언급되기도 하는 등 극 전반의 사실적인 느낌을 살린 영화다. 감독은 “과거에도 국가 기관들이 벌여놓은 일을 수습하지 못해 스스로 발목을 잡히는 사건들이 종종 있었다. 권력기관 사이의 이해관계와 정치,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 “남북 갈등은 영원한 흥행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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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한 CJ엔터테인먼트의 ‘공작’은 1990년대 북한 핵 개발을 소재로 잡았다. 지난해 전체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한 ‘검사외전’을 제작한 윤종빈 감독 작품으로 황정민 조진웅 이성민 등 굵직한 배우들이 나선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남북 소재는 국내 관객들에게 언제나 일정 수준 이상의 흥행이 보장되는 ‘안전한’ 소재로 꼽혀 제작자 입장에선 매력적”이라며 “과거에는 단순 이념대결 스토리였다면 요즘엔 까다로워진 관객 눈높이에 맞춰 갈등구조가 섬세해지고 현실성이 돋보이는 영화가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