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설립 후 처음… 23일까지 진행
LG디스플레이가 파주·구미 사업장에서 ‘불량품 전시회’를 열었다. LG디스플레이 직원들이 실제 품질 문제가 발생한 제품과 원인을 살펴보고 있다. 8일 시작한 이번 전시회는 23일까지 진행된다. LG디스플레이 제공
19일 만난 LG디스플레이 임원 A 씨의 말이다. 그가 10년도 넘은 일을 문득 떠올린 이유는 LG디스플레이 파주·구미 사업장에서 열린 ‘불량 양산 제품 사내 전시 및 품평회’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가 각 사업장에서 순차적으로 불량품 전시회를 열고 있다. 8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디스플레이 화면에 다수의 암점(어두운 픽셀)이 나타나는 것과 같은 불량제품부터 미세한 색상 변화 등 소비자가 미처 눈치채지 못하는 제품까지 함께 전시됐다. ‘좋은 제품’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임직원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한 행사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TV, 모니터, 노트북PC, 태블릿PC 등에 사용되는 9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LCD·OLED 등)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에 3542만 대를 출하해 점유율 21.4%를 기록했다. 2009년 4분기 이후 30개 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1위를 지키기는 했지만 전 분기 대비 출하량은 300만 대 줄었고, 2위 중국 업체 BOE(21%)의 추격은 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와 비교해 품질 및 기술경쟁력이 사라지면 언제든 후발주자로 뒤처질 수 있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뜻이다.
LG디스플레이는 한상범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품질센터를 두고 전사 품질 관련 조직을 일원화하고 품질 관리 협의체 운영, 품질 사고 제로 서약 등의 활동을 진행 중이다. LG그룹사 최초로 협력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품질 교육도 하고 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