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간된 원철 스님의 산문집 ‘스스로를 달빛 삼다’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불교계의 대표적인 문장가로 꼽히는 스님은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연구실장을 맡고 있다. 10년 넘은 인연이지만 스타일상 전화로 수다를 떨 사이는 아니다. 그래서 “어찌 지내시나” 하고 궁금해할 때 불쑥 날아오는 ‘책 편지’가 반갑다. 절집 생활과 여행, 사람들 속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불교적으로 풀어낸 글들이 실려 있다.
‘문(Moon)’이 대세라는 요즘 분위기 때문일까. 특히 ‘달빛을 만나다’는 제목의 글이 눈에 밟힌다. 오대산 월정사(月精寺)에 얽힌 내용이다. 만월(滿月)은 그냥 호떡처럼 둥근 보름달이 아니라 차별 없이 그 빛을 고루 나눠주는 ‘만월보살’이란다. 동쪽 봉우리 만월산(滿月山), 만월선원(滿月禪院), 지월당(指月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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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