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 드 코리아 첫날 여수∼군산 구간 주니어 세계선수권 추발 금메달 출신, 스피드 장점인데 깜짝 산악왕 등극 “개인종합 상위권도 노려 보겠다” 이사가, 1구간 개인종합 우승 차지
투르 드 코리아 2017 첫날인 14일 산악왕에 오른 박상훈(서울시청)이 레드 폴카 닷 저지를 입은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군산=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여수에서 전북 군산까지 216.9km를 달린 첫날 한국 사이클의 유망주 박상훈(서울시청)은 생애 처음으로 산악왕을 차지하며 레드 폴카 닷 저지(빨간 물방울 셔츠)를 입었다.
도로 사이클 대회는 저지를 차지하고 지키려는 싸움이다. 각 구간이 끝날 때마다 개인종합 1위는 옐로, 산악 구간은 레드 폴카 닷, 스프린트는 블루, 23세 미만 중 기록이 가장 좋은 선수는 화이트 저지를 받아 다음 구간에서 입고 달린다.
이날 시상대에 선 박상훈은 2011년 8월 모스크바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추발(3km)에서 우승하며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선수다. 남자 사이클에서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딴 것은 그가 처음이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 옴니엄(단거리와 중거리 6개 세부 종목의 합산 점수로 메달 색을 가리는 종목)에 출전했지만 세부 종목 포인트 레이스에서 영국 선수와 부딪쳐 쓰러지는 바람에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당시 영국 선수가 고의로 충돌을 유발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스피드가 장점인 박상훈의 산악왕 등극은 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한 이변이다. 박상훈은 “어떤 저지든 하나는 꼭 받아 팀을 후원해주는 수티스미스 한덕현 대표에게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이클에 애정이 많은 한 대표의 사무실에 최근 화재가 발생해 보관하고 있던 각종 저지들이 모두 불에 타서 없어졌다는 것. 박상훈은 “처음으로 저지를 입게 돼 기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컨디션이 좋은 만큼 개인종합에서도 상위권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도움말: 김성주 객원 해설위원·전 대한자전거연맹 사무국장)군산=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잇단 산악코스 2구간, 힘조절 필요
40km 지점부터 크고 작은 언덕과 고개들이 줄지어 있다. 전날 장거리(216.9km)를 달린 선수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특히 산악구간이 2개나 포함돼 있어 힘 조절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 첫날 좋은 기록을 세운 선수들의 수성 전략과 이에 맞서는 추격자들의 두뇌 싸움이 볼만할 듯하다. 레이스 초반부터 팀플레이를 통한 자리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위권 선수들이 이런 상황을 역이용해 힘을 비축해 둔다면 의외로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도 있다. 박상훈의 레드 폴카 닷 저지를 지켜주기 위한 서울시청의 전략도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