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종 동서대 석좌교수
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박종철 탐사보도와 6월 항쟁’ 북콘서트는 당시 동아일보 취재기자였던 저자(황호택 동아일보 고문)를 비롯하여 실체적 진실 규명을 도왔던 딥스로트(내부자)들도 참석하여 공권력에 의한 대학생 고문치사의 실상을 되새겼다.
1987년 6월 시민항쟁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최대의 선물은 대통령 직선제에 의한 평화적인 정권교체의 선순환이 정착되었다는 점이다. 지난 30년 동안 보수와 진보로 대표되는 정치세력들이 각각 10년씩 정권을 교체하는 정치 변동의 사이클이 계속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대선 승리와 출범 역시 보수, 혁신이 교차하는 정치적 선순환의 새로운 출발이라 할 수 있다.
광고 로드중
6월 시민항쟁의 최대 수혜자는 역대 정권이다. 6월 항쟁의 결실로서 절차적 민주주의는 실현되었으나 보수와 진보가 대립한 지난 30년 동안의 정치는 정권 쟁탈을 위한 이념투쟁에 함몰된 채 국민이 주인인 민생정치의 내실화는 소홀히 했던 것이 아닐까.
이제는 보혁의 이념대결을 넘어 참된 의미의 국민이 함께하는 사회통합의 길로 나서야 할 때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냉전 때의 통치 수단으로 삼았던 “이념의 정치, 편 가르기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말한 것은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을 끝내고 통합의 시대로 갈 것을 천명했다는 점에서 그 실행을 지켜봐야 할 일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민주주의를 실감 못하는 젊은 세대의 불만은 우리 사회의 경제적, 계층적 격차가 낳은 필연적인 결과이다. 젊은이들을 좌절과 낙오의 그늘에서 헤매게 하는 3포, 5포 세대의 현실, 누가 어쩌다 젊은이들의 사회 진입을 가로막는 절벽을 만들었는가.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이 첫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의 실업과 양극화가 재난 수준이라고 말한 것은 사회적 격차 해소와 소득 하위계층 삶의 질 향상의 필요성을 정부가 인식하고 있음을 토로한 것이라 하겠다. ‘재난’은 복구와 극복이 뒤따라야 한다.
광고 로드중
정구종 동서대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