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유쾌한 기억이 많은 곳입니다. 그 기운을 팬들께 전해드려야죠.”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삼성 이승엽(41)은 명성만큼이나 다양한 별명을 지닌 선수다. ‘국민타자’라는 최고의 수식어부터 팀을 대표한다는 의미의 ‘라이언킹’ 그리고 일본 진출 시절 붙은 친근한 애칭인 ‘승짱’까지. 여기에 최근 몇 년 사이 붙은 또 하나의 별명이 있다. 바로 ‘포항 사나이’다.
● 지난 5시즌 포항에서만 타율 0.383 13홈런 41타점
지난 5년간 이승엽의 포항 성적은 34경기 타율 0.383(128타수 49안타), 13홈런, 41타점, 42득점. 다시 말해 포항에만 가면 경기당 1타점·1득점 이상은 물론 3연전 중 하루는 홈런을 때려냈다는 이야기다.
좋은 기억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2015년 자신의 KBO리그 통산 400호 홈런을 때려낸 곳 역시 포항이었다. 이승엽은 6월3일 롯데 투수 구승민을 상대로 솔로포를 기록하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장식했다. 당시 홈런공을 잡기 위해 우측 외야석에 머물던 많은 팬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었던 장면은 아직까지 회자될 정도다.
● “포항팬들에게 다시 홈런공 선물해드리고 싶다”
그런 이승엽이 포항을 다시 찾았다. 13일부터 시작된 kt와 3연전을 치르기 위해서였다. 올 시즌 첫 포항 나들이. 이승엽은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아 걱정이 많다”고 겸손하게 말하면서도 “포항에서 좋은 기억이 많으니 기분 좋게 임하려고 노력하겠다. 그 기운 그대로 경기에 임하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다른 구장과는 달리 유독 포항에 오면 집중이 잘 된다고 웃어 보인 포항 사나이는 현지팬들을 향한 진심도 잊지 않았다. 이승엽은 “올해 역시 포항팬들에게 홈런공을 전달해드리고 싶은 마음은 한결같다”고 말했다.
포항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