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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는 영화다③] 안서현·변희봉·틸다 스윈튼…‘옥자’의 주역은?

입력 | 2017-06-10 09:30:00

영화 ‘옥자’ 주역들. 사진제공|NEW


29일 개봉하는 영화 ‘옥자’는 5월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 상영됐다.

영화제 당시 평가의 내용이 다소 엇갈리기는 했지만 대체로 호평에 더 무게가 실렸다. 영국 BBC와 가디언 등 일부 외신들은 ‘옥자’가 심사위원상감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이끌어낸 공로자들 사이에 배우들이 있다.

영화 ‘옥자’의 주요 출연진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오디션을 통과해 당당히 주연 자리를 꿰찬 아역 연기자 안서현을 비롯해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변희봉, 윤제문, 재미교포 연기자 스티븐 연 등이다.

영화 ‘옥자’ 안서현. 사진제공|NEW


안서현은 극중 미자 역을 연기하며 실제로도 그 동갑내기인 13살, 이제 중학교 1년생이다.

혈육과도 같은 옥자를 구해내기 위해 위험한 상황에 맞닥뜨려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소녀 미자의 모습은 아마도 안서현이 아니었다면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을 성 싶다.

특히 극중 탐욕스런 거대기업의 한국지사 사무실 앞 통유리문을 향해 온몸을 내던지는 장면은 안서현이 위험을 감수하고서 표현해낸, 영화가 지닌 메시지의 또 다른 상징이기도 하다.

안서현은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나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며 영화의 주연으로서 당당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영화 ‘옥자’ 틸다 스윈튼. 사진제공|NEW


틸다 스윈튼은 ‘옥자’의 연출자 봉준호 감독과 함께 전작 ‘설국열차’를 이끈 주역이다.

틸다 스윈튼은 당시 하층민 계급과 상류계급이 각기 나눠 탄 열차 속을 오가며 설국열차를 만들어낸 지도자의 충실한 하수인 역할로 그 캐릭터를 보는 뚜렷한 재미를 안겼다.

이번에도 그는 독특한 억양과 몸짓으로 거대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지닌 탐욕스러움을 연기했다.

변희봉 역시 ‘옥자’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배우다.

이제 70대 중반에 접어든 그는 미자의 할아버지로,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강원도 산골 농부 역을 맡았다.

변희봉은 봉준호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로부터 ‘살인의 추억’ ‘괴물’ 등을 그와 함께 해왔다.

그는 ‘옥자’에서 주희봉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플란다스의 개’의 변희봉 경비, ‘살인의 추억’의 구희봉 반장, ‘괴물’의 박희봉 노인 등 자신의 실명을 캐릭터 이름으로 삼은 것과 연장선상에 있다.

봉 감독은 “변희봉 선생님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변희봉이 “캐도 캐도 뭔가 더 있을 것 같은, 광맥 같은 배우”라며 존경심을 표했다.

변희봉은 봉 감독과 함께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감흥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는 “칸 국제영화제는 배우의 로망”이라면서 “정말 영광이다. 배우생활을 오래 했지만 칸은 꿈에도 생각해본 적 없다. 벼락 맞은 것 같다. 70도 기운 고목나무에 꽃이 핀 기분이다”며 감격해 했다.

이어 “이제 다 저물었는데, 뭔가 미래의 눈이 열리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다. 기대감과 힘과 용기가 생겼다. 두고 보자. 이 다음에 뭘 또 할는지, 기대해 달라”면서 “열심히 할란다. 죽는 날까지 할란다”고 말해 기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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