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일이었던 지난달 9일 출판사 창비의 시 전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시요일’이 추천한 ‘오늘의 시’다. 그날의 관심사에 맞춰 손 안으로 시를 ‘배달’한 것.
모바일 기기와 순문학을 접목해 독자층을 넓히려는 시도의 성과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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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규 창비 전문위원(시인)은 “기존 시집 종이책 독자가 40대 이상의 비중이 컸던 데 비해 시요일 앱 다운로드는 20, 30대가 약 40%로 앱이 시 독자층을 확대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소설 등 다른 장르로 모바일 서비스를 확대하거나 도서관 등에서 시요일을 활용하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시요일처럼 앱을 독자적으로 만들어 콘텐츠를 유통하려는 시도는 지금까지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다. 문학동네가 시선집을 ‘e북’으로 만든 앱 ‘문학동네 시인선’은 별 반응을 얻지 못했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시인선의 종이책은 통상 초판 1500∼3000부가 다 나가 중쇄를 하는데, 앱은 독자들의 반응이 거의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학동네는 1년여 전 시뿐만 아니라 출판사 콘텐츠 전반을 모바일로 유통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지금은 중단한 상태다.
카카오페이지 등 기존 플랫폼에 소설을 연재하는 건 비교적 활발하다. 산발적으로 소설을 서비스하던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5월 ‘문학/실용’ 카테고리(사진)를 도입했다. 최근 발간된 소설가 이외수의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는 종이책 출간에 앞서 이 페이지에서 연재돼 구독자 40만 명을 기록했다. ‘유리’(박범신)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천명관) ‘단 한번의 사랑’(김홍신) 등은 2만∼10만 명의 독자를 확보했다. 그러나 길게는 수백 회의 연재 중 한 회차만 봐도 구독자로 셈해지기 때문에 허수가 적지 않다. 카카오페이지 측은 “로맨스, 무협, 판타지 등 장르 소설의 인기가 높지만 순문학에 가까운 소설들의 독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