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IT-서비스업 등 구인난 근무조건 개선해 인력확보 주력… 변형근로-재택근무도 속속 도입 한국은 週 평균 5.3일 근무, 일자리 부족이 업무 강도 높여
고도성장기인 1970년대 이후로 유례없는 구인난에 시달리는 일본 기업들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주4일 근무제 도입’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인구가 줄어드는 와중에 아베노믹스로 일자리가 넘치자 생긴 현상이다.
일본 택배업체 사가와규빈은 3월 말부터 ‘주3일 휴식으로 사생활도 충실’이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도쿄(東京)와 야마나시(山梨)현에서 주4일 근무 택배기사 모집을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
하루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변형근로시간제’를 활용해 하루 근무시간을 8시간에서 10시간으로 늘리는 대신 근무일을 하루 줄이는 방식이다. 야근수당을 제외한 기본급여는 18만(약 182만 원)∼26만 엔(약 263만 원)으로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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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선 인터넷 쇼핑 활성화 등으로 택배 물량이 급속하게 늘고 있다. 2015년 택배회사의 취급 물량은 37억5000만 건에 이른다. 이 때문에 택배기사의 근무여건이 급속히 악화됐다. 과로로 자살하는 사람이 나오고 입사 기피 움직임까지 일자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 측이 근무여건 개선에 나섰다.
유연한 근무제도는 다른 업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정보기술(IT) 기업인 야후저팬은 육아나 가족 간병 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 4월부터 주4일만 일해도 된다. 글로벌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방 매장 정직원 1만 명을 대상으로 2년 전부터 주4일제를 시행 중이다. 재택근무도 후지쓰에서 4월부터 3만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고 도요타, 닛산,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등에서 시행 중이다.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극심한 구인난 때문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4월 유효구인배율(구인자 수를 구직자 수로 나눈 비율)은 1.48배로 1990년대 버블기를 넘어 43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구직자 1명당 1.48개의 일자리가 있다는 뜻이다. 도쿄는 2.07배로 구직자 1명당 일자리가 2개 이상이다.
특히 서비스업종과 중소기업의 구인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은 시급을 올리거나 근무여건을 개선하면서 인재 쟁탈전에 나서고 있다. 종업원을 구하기 위해 일본 맥도널드는 3월부터 사상 처음으로 채용을 위한 TV광고를 시작했고 패밀리레스토랑과 쇼핑몰은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택배회사들은 일손 부족을 이유로 당일 배송을 줄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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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일자리 부족과 구조조정 바람 속에 많은 직장인이 조직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고용 경직성 때문에 기업들이 위기에 대비해 평소 인력을 빡빡하게 운영하는 점도 직장인들의 업무 부하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이샘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