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정책 패러다임 대전환]<上> 흔들리는 전력수급 중장기계획
그러나 전문가들은 급진적 에너지 대책은 부작용이 크다고 우려한다. 신중한 검토를 거쳐 한국 상황에 가장 알맞은 ‘에너지 믹스(에너지원별 비중)’를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기적으로는 석탄발전 비중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되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징검다리’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 상황 따라 달라진 전력수급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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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들어 석탄발전소로 인한 환경오염이 이슈화하면서 석탄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지고 있다. 정부는 2015년 발표한 제7차 수급계획에서 2013년 계획에 넣었던 석탄발전소 4기의 허가를 취소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석탄화력 비중을 축소하겠다는 구상도 이때 나왔다. 올해 하반기(7∼12월) 발표될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석탄은 더욱 코너에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중장기계획을 상황에 따라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어느 정도의 유연성을 가져야 하지만 전체적인 방향을 트는 것은 발전시장의 혼란은 물론이고 중장기 에너지 수급계획을 짜는 데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 2조 투입된 석탄 프로젝트 중단
민간발전협회가 최근 작성한 ‘석탄발전 관련 정책건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건설 중이거나 건설 예정인 신규 민간석탄화력 발전설비 8기에는 이미 1조8400억 원이 투입됐다. 총투자비 18조2000억 원의 10.1% 수준이다. 충남 당진에코파워 1, 2호기, 경남 고성하이화력 1, 2호기, 강원의 강릉안인화력 1, 2호기와 삼척화력 1, 2호기 등 8기다. 각사별 종합공정은 올해 3월 기준 11∼20%인 것으로 발전협회는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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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2030년 국내 전체 전력생산에서 차지하는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호선 숭실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풍력,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국내 기후여건 제약이나 입지 선정의 어려움 등으로 확대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 LNG 발전에 주목
에너지업계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는 게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문제는 ‘깨끗한 에너지’와 ‘값싼 에너지’가 양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3월 기준 kWh당 연료비 단가는 원자력은 6원, 석탄은 47원인 데 반해 LNG는 96원, 유류는 148원에 이른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향후 에너지 정책은 단순 연료비가 아닌 사회적, 환경적 비용을 고려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조영탁 한밭대 교수가 지난해 5월 ‘발전부문 온실가스 감축방안’ 토론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탄소 비용, 대기오염 비용, 송전설비 회피 비용 등을 포함한 환경 및 사회적 비용 계산 결과는 통념과 많이 다르다. kWh당 석탄발전은 48.9원, LNG발전은 13.6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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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샘물 evey@donga.com·김창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