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임기영은 2017시즌 최고의 발견이다. 젊은 투수답게 무한긍정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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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사이드암 선발 임기영(24)은 올 시즌 KBO리그의 최고 히트상품 중 하나다. 2014시즌이 끝나고 송은범(한화)의 프리에이전트(FA)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KIA 이적이 확정된 뒤 “KIA에서 잘하는 것이 한화 팬들께도 보답하는 일”이라고 했던 그가 지금은 사이드암 전성시대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전역 후 복귀한 첫해부터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는데, 더 놀라운 것은 “입대 전과 비교해 기술적으로 달라진 부분은 하나도 없다”는 그의 말이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8번)에서 한화에 지명된 뒤 2014년까지 계투로만 41경기(2승3패1홀드·방어율 5.34)에 나섰던 투수가 일약 KBO리그 특급 선발투수로 자리 잡게 된 비결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KIA 임기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기술적인 변화는 없다
임기영은 올 시즌 11경기(선발 10경기)에 등판해 완봉승 1회 포함 6승2패, 방어율 2.07(65.1이닝 15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가 6이닝을 3자책 이하로 막아내는 것) 8회, 삼진/볼넷 비율 4.11(37삼진·9볼넷), 이닝당출루허용(WHIP) 1.13, 경기당 볼넷 허용 0.82 등은 그의 안정감을 설명하는 지표다. 선발등판한 10게임에선 경기당 6.1이닝을 소화했고, 한 경기 최다 자책점이 3점이다. 대량실점이 없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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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임기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못 던지면 내려가면 된다”
임기영은 한화 시절에도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지금도 그의 주무기는 체인지업이다. 좌타자의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체인지업은 ‘언더투수는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속설을 무색하게 할 만한 무기인데, 임기영의 그것은 떨어지는 각이 큰 편이라 헛스윙과 땅볼을 유도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이 공을 좌타자의 몸쪽으로 던질 수 있게 되니 그 위력이 배가됐다. 임기영이 과거와 달라진 점 가운데 하나로 “공격적인 몸쪽 투구”를 꼽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심리적인 변화도 있었다. “못 던지면 (2군) 내려가면 된다.” 과거에도 이 같은 생각은 늘 하고 있었지만, 확신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예전에는 한 번 내려가면 언제 올라온다는 보장이 없으니 마음을 졸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정말 마음이 편안하다. 경기 중에도 (김)선빈이 형과 대화하며 긴장을 풀기도 한다.” 마운드에서 비치는 여유 있는 표정도 생각의 변화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단순히 미소를 짓던 그 표정이 어느새 자신감과 여유로 바뀐 것이다. KIA 김기태 감독도 “(임기영은) 항상 마운드에서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서 좋다”고 칭찬했다.
KIA 임기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공이 높아!” 아버지의 애정 어린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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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풀타임 경험이 없어 체력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 감독도 애초 임기영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재충전할 시간을 주려고 했다. 그러나 임기영의 페이스가 워낙 좋은 데다 잘 돌아가는 선발로테이션에 굳이 손을 댈 필요가 없어 이 계획을 일단 철회했다. 임기영도 “아직 힘들다는 느낌은 없다. 가능한 많이 던지고 싶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마산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