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사우스웨스턴 병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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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중에서도 사망률이 가장 높은 폐암 치료의 실마리가 풀렸다. 전이가 심해 치료가 어려운 유형의 폐암이 발병하는 메커니즘이 규명됐다.
랄프 데브라디니스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병원 교수팀은 악질 폐암에서만 발현하는 효소를 발견하고, 이 효소를 억제하면 암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5월 25일자에 발표했다. 이 연구엔 한국인 과학자인 김지연 사우스웨스턴 병원 연구원이 1저자로 참여했다.
폐암은 전체 암 사망자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위험한 질병이다. 암을 유발하는 ‘KRAS 유전자’나 억제하는 ‘LKB1 유전자’에 이상이 생긴 경우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두 유전자에 모두 돌연변이가 생기면 전이가 쉬운 악성 폐암이 되지만, 이들 유전자엔 약물이 잘 듣지 않아 현재까지 근본적 치료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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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폐암을 일으킨 쥐의 CPS1 효소를 조절해 암 성장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기존 폐암 항암치료제와 병행해 CPS1 효소를 조절한 경우엔 치료 효과가 더 좋게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KRAS와 LKB1 유전자 모두에 이상이 생긴 KL유형 폐암 환자는 전체 환자 중 10% 정도지만, 사실상 치료가 어렵던 환자들”이라며 “이번 연구는 악성 암의 발병 기작을 규명한 것으로 향후 전이가 심한 폐암 환자의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기자 ys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