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경남 통영서 올라오던 길. 도로에 펼쳐진 싱그러운 녹음. 무심코 읊조린 “역시 5월은 계절의 여왕”. 뒷좌석에서 날아온 통렬한 반격. 여섯 살배기 한마디에 턱 막혀버린 말문.
따져보면 참 물색없긴. 몇 월이 계절은 아닌데. 그럼 ‘개월’의 여왕? 게다 화사해서 여왕이면, 왕은 어쩌라고. 갈팡질팡 변죽 치다 주절주절. 그나저나 이젠 31일. 여왕님 행차도 땡.
다시 차 안. 기껏 질문하곤 딴짓하다 잠든 아들. 아빠한테 계절의 왕은 2월. 네가 태어난 달. 음…. 스쳐가는 아내와 부모님 얼굴. 이럴 바엔 12개월 모두 왕족으로. 에구, 잡생각 끝. 안전운전, 안전운전.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