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치 않은 인사청문회 예상되는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유엔에선 사뭇 다른 시선, “좋은 직장(유엔) 사표를 왜 미리 던졌을까”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목소리 없는 자들의 목소리이자 유엔 직원들의 롤모델” 극찬
반면 유엔 일각에선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정식 임명이 된 뒤 (유엔에) 사표를 내도 되는데, 왜 강 후보자가 사표를 미리 던지고 (한국행) 비행기를 탔을까”라는 얘기가 나온다. 강 후보자 송별회가 열린 지난 23일 유엔 일일브리핑에선 이런 문답이 있었다.
“강 후보자가 (장관이 되려면)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그의 지금 유엔 신분이 어떻게 돼 있느냐. 사직을 한 것이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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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3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내일(24일)부로 그는 더 이상 유엔 직원이 아니다.”(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
“(만약 청문회 통과가 안 되면 다시 유엔으로) 돌아온다는 어떤 합의도 없는 것이냐?”
“전혀 없다. 안타깝게도 그는 모선(母船·유엔을 의미)과의 연결선을 완전히 끊었다.”
이에 대해 한 유엔소식통은 “유엔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직장 중 하나이고, 강 후보자는 적어도 구테흐스 총장의 1차 임기(5년)는 보장돼 있기 때문에 유엔 출입기자들이 사표 제출 여부 및 장관 임명 좌절시 복귀 가능성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자의 ‘배수진’이 유엔에선 익숙치 않은 풍경이란 설명이다.
유엔 안팎에선 “유엔의 중요한 자산(강 후보자)이 한국 외교에서 얼마나 중히 쓰여질까”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려 있는 분위기다. 구테흐스 총장은 강 후보자를 환송하는 별도 성명을 통해 “그(강 후보자)는 인권과 인도주의적 원칙, 양성 평등, 여성의 권한 증대에 대한 적극적 지지자이고, (세계적으로) 약자를 대변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런 활동을 통해) 원칙의 인물이자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a voice of the voiceless)란 명성을 얻었다. 또 유엔 신세대 여성 직원들의 롤 모델이자 멘터”라고 강조했다. ‘유엔 사무국의 2인자’인 아미나 모하메드 사무부총장도 “강 후보자가 (유엔에서 그랬듯이) 한국 외교에서도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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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유엔의 강경화’에 대한 한국 정치와 여론의 최종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