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고온에 ‘이른 여름’ 대책 비상
“시원해요” 물 만난 아이 서울 낮 기온이 28도 가까이 오르는 등 때이른 더위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린 18일 한 어린이가 킥보드를 타고 광화문광장 분수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요즘 전국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등 여름 같은 날씨가 시작되면서 ‘더위 포비아(phobia·공포증)’가 번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5월에 이상 고온 현상을 보여 온 데다 지난해에는 6∼9월 폭염일수(일 최고기온 33도 이상)가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1994년 이래 최다(22.4일)를 기록했다.
광고 로드중
5월뿐 아니라 6∼8월 월평균 기온도 2010년 이후 연도들이 대부분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최근 들어 고온화가 가속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전국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는 22.4일과 10.8일로 역대 2위와 4위였다. 평년보다 각각 9.8일, 5.1일 많았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이 벌써부터 에어컨 등 피서용품을 구입하고 있다. 편의점 GS25는 이달 들어 10일까지 아이스커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배로 뛰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에어컨 모델을 확대 출시했지만 소비자들의 주문이 몰리면서 이달 중순부터 설치 인력을 성수기 체제로 가동할 계획이다. 롯데하이마트의 1∼7일 에어컨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배 늘었다.
냉방기 이용량이 늘면 전력 수요도 걱정이다.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6월부터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일시 가동중단(셧다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5월 말부터 전력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여름 일(日)전력수요 사상 최대치(8월 8일·8370만 kW)를 경신했는데,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정부의 장기적인 전력구조 개편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국민안전처는 올해 폭염에 대비해 이달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전국 소방서 구급차 1352대를 ‘폭염구급대’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온열질환자 수는 2015년(1056명)에 비해 2배 이상 뛰어 2125명이었고 이 중 17명은 사망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