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후 재테크’ 전문가 10인 전망
9일 동아일보가 부동산, 금융, 증시 전문가 10인에게 대선 이후 재테크 전략을 물었다. 부동산 투자는 정책 변수가 많아 신중하게 접근하라는 주문이 많았다. 최근 상승세를 탄 국내 증시에는 적극적으로 투자하되, 미국 달러나 금 같은 안전자산에도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 부동산 시장, 새 정부 정책 변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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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은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의 오름세는 다소 꺾일 가능성도 있다.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세금 부담 강화 등 부동산 안정화 정책의 영향으로 상승 기조는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은 부산 등 일부 대도시 지역과 제주와 강원 등 관광 특수 지역을 제외하곤 시세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눈여겨볼 투자처로는 도심 지역의 소형 아파트를 꼽는 전문가가 많았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1인 가구 증가 흐름에 따라 도심 대단지의 소형 아파트가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교수는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급매물로 나오는 물량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하반기(7∼12월) ‘입주 물량 폭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최근 2년 동안 늘어난 분양 물량이 하반기부터 집중되기 때문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그동안 집값 인상의 피로감으로 투자 수요가 많이 줄었는데 공급이 일시적으로 쏟아지면 지역에 따라 역전세난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중소형주 펀드, 코스닥 시장도 불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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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이 내놓을 경제 정책 또한 경기 회복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어 기업들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이어졌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소기업 육성정책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으며, 코스피 상승세가 코스닥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익률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더뎠던 국내 주식 중소형주 펀드가 대선 이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은 3.98%로 일반 주식형펀드(8.82%)보다 낮다. 김 센터장은 “국내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면 저평가된 중소형주 주가도 재조명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결과보다는 오히려 부쩍 높아진 주가가 부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서만 약 13% 올랐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2,300 고지에 올랐을 때도 외국인투자가가 차익 실현 없이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유지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 상승세가 과도하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은 해외 이머징 마켓 주식형펀드 등으로 투자 지역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 달러에 분산 투자… 단기 대출 당분간 변동금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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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값이 내려가자 ‘금테크(금 재테크)’도 주목받고 있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소비시장이 살아나면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유유정 신한PWM분당중앙센터 PB팀장은 “안전자산으로서 금 수요는 꾸준하며, 특히 중국 인도 등 금 소비 대국의 수요가 줄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준금리는 올해는 현행 1.25%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날 발표된 KDB산업은행경제연구소의 ‘KDB기준금리 모형을 통해 본 금리 전망’ 보고서는 가계부채 및 미국 금리 인상 부담 때문에 금리 조절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봉수 센터장은 “급격한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본다면 일단 단기대출은 변동금리로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건혁 gun@donga.com·박성민·김성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