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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회 황금사자기]이승헌의 위압, 7회 1사까지 아무도 못 나갔다

입력 | 2017-05-05 03:00:00

마산용마고 에이스 눈부신 피칭… 195cm서 꽂는 144km 강속구로
강호 유신고에 3-1 승리 이끌어… 작년 우승 덕수고는 광주일고 눌러




마산용마고 에이스 이승헌이 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에서 유신고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7회 1사까지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은 이승헌은 장준환에게 첫 안타를 허용해 대기록 달성에는 실패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백중세의 승부일수록 에이스의 존재감은 빛난다.

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에서 맞붙은 마산용마고와 유신고의 승부가 그랬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 마산용마고는 6과 3분의 1이닝 동안 퍼펙트 피칭을 이어간 선발 투수 이승헌(3학년)의 호투에 힘입어 유신고에 3-1로 승리했다. 사상 첫 황금사자기 제패를 위한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우승 후보로 꼽힌 양 팀의 대결은 곧 에이스 투수의 자존심 대결이기도 했다. 마산용마고의 이승헌과 유신고의 김민(3학년)은 이번 대회에서 손에 꼽히는 에이스 재목이었다. 큰 키에서 쏟아져 나오는 위력적인 속구는 이승헌(195cm)과 김민(187cm) 공통의 장점이었다.

이승헌은 최고 시속 144km의 빠른 공을 무기로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섞어가며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공 86개로 6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1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평소 자신과 비슷한 키에 슬라이더를 잘 던지는 일본 출신의 메이저리거 다루빗슈 유(약 196cm·텍사스)를 좋아한다는 이승헌은 속구와 슬라이더만을 던지는 투수다.

반면 5회 유신고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민은 5회에만 볼넷 1개와 피안타 2개로 2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4이닝 동안 9피안타 3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최고 구속(시속 147km)은 오히려 김민이 앞섰지만 그것만이 승리의 보증수표는 아니었다.

7회 1사까지 이어진 이승헌의 퍼펙트 피칭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이승헌은 20개의 아웃카운트 중 7개를 뜬공으로 처리하는 등 효율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김성훈 마산용마고 감독은 “평소 시속 148∼149km까지 찍던 것에 비해 최고 구속이 떨어지는 등 몸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음에도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경기를 잘 끌어줬다”고 평가했다.

퍼펙트게임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을까. 7회 1사에 유신고 2번 타자 장준환(3학년)에게 첫 안타를 내준 이승헌은 볼넷 2개를 더 내준 뒤 2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그러나 뒤이어 등판한 투수 이채호(3학년)가 폭투로 1점을 내준 뒤 추가 실점하지 않아 팀 승리를 지켜냈다. 타선에서는 1번 타자 겸 유격수로 출전한 강동권(3학년)이 5회 결승 2타점 적시 2루타를 치며 활약했다.

황금사자기에서 통산 다섯 번씩 우승을 차지한 ‘야구 명문’ 덕수고와 광주일고의 경기에서는 지난해 우승팀 덕수고가 8-3으로 역전 승리했다. 지난해 대회 최우수선수(MVP) 덕수고 투수 양창섭(3학년)은 3회 등판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으로 1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장안고는 충암고에 11-4로 이번 대회 첫 콜드 승리(7회)를 거뒀다.
 
강홍구 windup@donga.com·유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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