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진료-처방기록 거짓 작성… 간호사만 출장검진뒤 청구하기도
지난해 지방 A의원에 ‘유령 환자’가 다녀갔다는 신고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접수됐다. 한 번도 온 적 없는 환자가 수십 차례나 병원에서 각종 진료를 받은 것으로 처리된 것. 조사해 보니 원장이 자신과 자주 거래하던 제약회사 직원과 그 가족의 인적사항을 통째로 넘겨받아 진료 기록을 꾸며낸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은 A의원이 부당하게 타낸 2805만 원을 환수하기로 결정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처럼 병·의원, 약국이 거짓 청구해 타낸 건강보험 진료비가 2014년 4487억 원, 2015년 5939억 원 등 점차 늘어 지난해 6204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수법도 다양하다. A의원처럼 온 적 없는 환자의 진료·처방 기록을 꾸미는 방식은 ‘고전’이다. 한 요양병원은 퇴사한 의사가 여전히 근무하는 것처럼 신고해 1억3611만 원을 건보공단에 청구했고, 꼭 가야 하는 의사 대신 간호사와 임상병리사만 출장 검진을 나간 뒤 3169만 원을 청구한 의원도 있었다.
건보공단은 내부 신고를 독려하기 위해 신고포상금제를 운영 중이다. 포상금은 부당 청구액의 10∼20%로 최대 10억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