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여보 세종시 정말 살기 좋다. 우리 여기로 이사 올까?”
지난해 10월 초 세종시 친척집을 방문한 60대 부부는 세종시에 있는 한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았다. 공직에서 함께 은퇴한 이들은 서울에 살고 있다.
세종시를 처음 와 봤다는 이들은 반나절 만에 세종시에 매료됐다. 잘 조성된 거리, 아름다운 호수공원, 그리고 주민복지시설 등은 과거 선진국에서 봤던 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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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의 공간, 세종호수공원
세종시의 대표적인 자랑거리인 세종호수공원. 세종시 제공
호수공원은 우리나라 해안을 형상화해 조성됐다. 동해안의 수직적 해안, 남해안의 리아스식 해안, 서해안의 완만한 해안을 호수 둘레에 담고 있다.
이 호수 둘레를 따라 3개의 산책코스가 마련돼 있다. 천천히 걷거나 가볍게 조깅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세종시의 공공자전거인 ‘어울링’을 이용하면 더욱 즐겁게 호수공원을 느낄 수 있다. 밤만 되면 호수공원은 변신을 한다. 무대섬을 중심으로 멋진 야경이 펼쳐지고 국립세종도서관의 야경과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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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거리는 건축박물관
세종시 거리를 걷다 보면 볼거리가 많다. 기존 신생 도시의 틀을 깨고, 아파트와 상가 등에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마치 도시 자체가 ‘건축박물관’ 같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정부세종청사다. 18개의 건물이 다리와 옥상정원으로 연결돼 구불구불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마치 용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연상케 한다. 각 정부기관 건물을 연결하는 3.5km의 옥상은 미리 관람을 신청하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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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공원 옆 나지막한 언덕에는 대통령기록관이 자리 잡고 있다. 대통령기록물에 국새(國璽)가 찍혀 있는 점에 착안해 국새 보관함을 모티브로 건물을 디자인했다. 전시관은 황동과 목재 두 가지로 구성된 국새 보관함의 원리를 석재와 유리라는 현대적 재료로 재해석했다. 이곳은 역대 대통령들의 기록을 한눈에 살펴 볼 수 있어 아이들과 찾기 좋은 곳이다.
세종시청사는 배 모양을 하고 있다. 정부세종청사나 호수공원에서 남쪽으로 바라보면 금강 위를 떠가는 배의 모습이다. 시청사의 외부 유리는 전통 기와의 형태를 띠고 있고, 옆면은 옛 성곽 이미지를 도입하여 건축했다.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는 세종시다.
독특한 이름과 형태를 지닌 교량도 많다. 세종시 첫마을에 있는 한두리대교는 ‘크다’를 뜻하는 ‘한’과 ‘원’을 의미하는 ‘두리’의 이름을 딴 것이다. 금강을 가로지르는 배의 돛처럼 주탑이 세워져 있다.
대전과 세종을 이어주는 학나래교는 학이 날개를 활짝 펴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V자형 주탑 옆으로 펼쳐진 케이블이 학의 날개를 연상케 한다. 금강과 미호천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아람찬교는 하늘로 날아오르는 매의 날개를 펼친 모습이다. 2016년 대한토목학회가 주관한 ‘올해의 토목구조물’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단 하루만이라도 시간을 내서 세종시의 모든 것을 느껴보자.
■모든 공공건축물에 디자인 입혀 건설… 도시 자체가 관광자원 / 이춘희 세종특별자치시장 인터뷰
이춘희 세종특별자치시장(사진)은 초대 행정도시건설청장을 지낸 인물로 바로 세종시 설계자이다. 누구보다 세종시 곳곳을 잘 알고 있다. 세 개의 산과 세 개의 물(강)을 두고 있는 세종시 전체 면적의 50% 이상을 녹지로 배치한 것도 이 시장의 역할이 컸다.
이 시장은 “원수산에 오르면 정부세종청사와 대통령기록관, 국립세종도서관이 호수공원과 어우러진 개성 있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며 “금강 너머로 보이는 세종시청사와 국책연구단지도 멋진 풍경을 자랑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도시 전체가 건축박물관이고 관광자원이라고 자랑한다. 모든 공공건축물에 디자인을 입혀 건설했다. 정부청사와 도서관, 복합커뮤니티, 교량도 하나하나가 자랑거리라는 것. 전국에서 건축학도들이 견학을 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시장은 “저녁에 방축천으로 가서 음악분수, 자연석폭포 등이 아파트, 정부청사와 어우러진 야경을 꼭 보시길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가정의 달 5월의 최고 방문지는 세종이라고 거듭 강조한 그는 “조치원읍과 면(面) 지역의 복숭아꽃과 배꽃, 미호천변의 유채꽃밭도 볼거리”라며 “충북과 충남의 젖줄인 미호천과 금강이 만나는 합강공원 오토캠핑장에서 추억을 쌓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