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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은 프로 오지라퍼]‘꼭’ 먹고 ‘꼭’ 가야 할 곳… 여행길에 ‘꼭’ 부합할까

입력 | 2017-04-20 03:00:00


‘꼭 먹어야 하는’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사이트 문구.

‘홍콩 가면 꼭 먹어 봐야 할 음식 5.’

꼭 먹어봐야 한단다. 해외 관광지 등을 소개하는 사이트를 보면 ‘꼭 가봐야 할 곳 10’ ‘먹지 않으면 후회할 음식 5’ ‘꼭 사야 할 기념품 7’ 등 꼭 먹고, 사고, 가봐야 할 곳들을 소개한다.

그동안 해외 출장과 여행을 가면서 이런 문구에 ‘속아’ 몇 차례 찾은 적이 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직접 경험한 결과 만족스러운 곳도 있고, 왜 ‘꼭’이라는 문구가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별로인 곳도 있었다. 해외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과 가야 할 곳이 있을까? 여행의 묘미란 새로운 곳에서의 낯선 경험이다.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즐기고, 맛보는 것은 여행이 주는 큰 즐거움 중 하나다. ‘꼭’이란 단어가 들어간 곳은 새로움과는 거리가 멀 가능성이 높다.

이런 소개가 통하는 이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인증’과도 관련이 있다. “나도 가봤다” “나도 먹어봤다” “나도 봤다”가 중요한 시대인 것이다. 여행의 추억도 인증을 꼭 받아야 하는 시대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