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ICBM 요격 태세]툭하면 미사일 쏘는 北에 경고 시급 직접 타격하자니 전면전 확대 우려… 카운터 펀치로 단호한 응징 메시지 한반도 U턴한 칼빈슨 항모전단, 명중률 90% SM-3미사일 보유 中 반발-北 군사보복 가능성 변수
미국은 본토와 해외 미군기지를 적 탄도미사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중삼중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구축해 놓고 있다. 주한미군에 패트리엇(PAC-3) 미사일 외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북한이 중·장거리미사일 도발 때마다 MD의 감시전력만 가동했을 뿐 요격미사일을 쏜 적은 없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무력시위’ 수준이었고 요격미사일을 쏠 경우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판단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을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해도 미국을 협박할 수 없고 김정은 정권의 수명만 단축시킬 것이라는 점을 군사적 행동으로 입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이 칼빈슨 항모전단을 한반도 인근으로 급파한 이유가 북한을 직접 공격하기 위한 것보다 북한의 미사일 격추용이라고 봤다. 북한 내 핵시설을 파괴하기 위한 타격 등은 전면전으로 확산돼 한국이 직접적인 피해를 볼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국 CNN 인터뷰에서 “칼빈슨함이 한반도로 이동한 것은 방어용”이라며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에 발사하면 미 함정들이 (SM-3 미사일로) 요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수십 차례에 이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 자체를 더는 두고 볼 수 없으며 사전에 억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도 풀이된다. 과거처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에 국제사회가 제재를 강화하는 것은 큰 효과가 없기 때문에 발사 자체를 못 하도록 사전에 적극적인 위협을 가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담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칼빈슨함 재배치로 동아시아의 긴장감이 높아졌다고 지적하면서 “북한 불량 정권의 도발에 대처할 더 나은 선택지가 없다는 걸 무력시위로 감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윤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