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공습 계기로 트럼프 고립주의 후퇴… 맥매스터 등 5인방이 주도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발사 시험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북한을 위협하기 위해 핵추진 칼빈슨(CVN-70) 항모강습단을 한반도 인근 서태평양으로 급파한 것도 ‘세계경찰’과 ‘우방국 보호’ 역할을 강조해 온 미국의 주류 외교안보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대선 때부터 민감한 이슈로 여겨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과 이란 핵합의 폐기 혹은 재협상 등이 추진되지 않고 있는 것도 ‘트럼프 표’ 외교안보 정책이 기존 미국 외교정책의 흐름을 받아들였다는 근거로 꼽힌다.
특히 맥매스터의 영향력이 두드러진다. 맥매스터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큰 물의를 빚은 우파 포퓰리즘적 정책들을 기획한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에서 배제시키면서 확실한 안보 컨트롤타워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에 전통적인 주류 색깔을 입히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미 정계에서 신중하고, 조정 능력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맥매스터는 북한에 대해서는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9일 폭스뉴스와 가진 취임 뒤 첫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은 핵 능력을 갖춘 불량 정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위협 제거를 위해 모든 선택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발언했다.
매티스 역시 ‘미친개’라는 야전 사령관 시절 별명답게 기본적으로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다. 최근에는 두드러지는 북한 관련 발언이 없었지만, 국방장관 후보자 시절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어떤 것도 논의 테이블에서 배제되어선 안 된다”고 말해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모든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틸러슨은 상대적으로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9일 A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비핵화된 한반도라는 게 명확하며 북한 정권 교체는 목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국의 ‘김정은 제거설’과 ‘선제공격론’에 대해 분명한 선을 긋는 발언으로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