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의 신들 ‘제너레이션 액스’ 서울 공연 1년째 세계순회 이끄는 스티브 바이
기타리스트 슈퍼그룹 ‘제너레이션 액스’의 리더 스티브 바이. 그는 “개성 강한 음악가들과 융합한 비결은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그의 기여로 우리가 완성된다는 믿음과 감사야말로 마법 같은 비책”이라고 했다. ⓒLarry DiMarzio
5개의 폭포가 한 시야에 들어온 듯 현실감이 사라졌다.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 ‘제너레이션 액스’ 내한 공연. 잉베이 말름스틴(54), 스티브 바이(57), 잭 와일드(50), 누노 베텐코트(51), 토신 아바시(34), 5명의 역사적 전기기타리스트가 늘어선 첫 장면부터 시청각을 압도했다. 3시간 반 동안 이들이 쏟아낸 수십만 개의 음표에 귀가 얼얼해졌다. 돌리고 두드리고 던지고 물어뜯고 하는, 지구상의 모든 기타 테크닉과 쇼가 망라됐다. 2000명의 관객은 시종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전기기타계의 어벤저스’ ‘기타 신들의 회담’으로 불린 ‘제너레이션 액스’가 지난해 4월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해 세계 순회 1주년을 맞았다. 팀의 창립자 겸 리더이자 전설적 연주자인 스티브 바이를 공연 전 서울 강남구의 호텔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기타 모델, 무대 매너, 성격 모두 별난 다섯이 모였으니 거의 전쟁이다. “각자 색깔이 워낙 뚜렷하다 보니 결국 자신과의 경쟁으로 귀결되더군요. 다섯이 한 무대에서 연주할 때 바이는 더 바이답게 연주해야 빛나거든요.” 그는 “대기실을 같이 쓰고, 바에 함께 가고, 비행기와 자동차 옆자리에 앉아 이동하면서 우린 거의 형제 같은 사이가 됐다”면서 웃었다.
이날 멤버들은 각자의 대표곡 사이사이에 함께 ‘Frankenstein’(에드거 윈터 그룹) ‘Highway Star’(딥 퍼플) 같은 록 명곡을 협주했다. “언젠가는 퀸의 ‘Bohemian Rhapsody’를 함께 하는 게 목표예요. 프레디 머큐리의 보컬 파트를 차례로 연주하는 식으로 이미 편곡을 해 뒀거든요.”
바이는 6월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우주과학 콘퍼런스 ‘스타머스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공연한다. “스티븐 호킹 헌정 공연으로, 오케스트라와 함께 제 대표곡 ‘For the Love of God’을 연주하기로 했습니다. 명상과 우주를 좋아하는 저로선 아주 흥분되는 이벤트예요.” 올 하반기엔 남미 투어와 솔로 신작 녹음이 계획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