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필리버스터 시도 무력화… 입법-행정 이어 사법도 ‘보수 우위’
미 상원은 7일 본회의를 열어 고서치 대법관 인준안을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의결했다. 당초 민주당은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를 통해 고서치 대법관 인준을 막겠다고 공언했지만 공화당은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키는 데 필요한 의결정족수를 종전 ‘60석 이상’에서 ‘51석 이상’으로 낮추는 이른바 ‘핵옵션(nuclear option)’ 안건을 가결시켜 민주당의 시도를 무력화했다. 이어 52석을 차지한 공화당이 찬성표를 던져 필리버스터를 실제 막아 냈고 결국 고서치 대법관 인준을 관철했다. 필리버스터를 막는 이 제도는 ‘핵전쟁’처럼 막판에 파괴력을 발휘한다는 의미에서 ‘핵옵션’이라 불린다.
이에 따라 지난해 2월 앤터닌 스캘리아 전 대법관 사망 이후 1년 2개월간 8명으로 운영되던 미 연방대법원이 9명 체제로 정상화됐다. 연방 항소법원 판사 출신인 고서치 신임 대법관은 보수적 가치를 지지한다. 그는 연방 정부의 권력보다 주(州) 정부와 개인의 권리를 중시하는 전형적인 보수주의자다. 개인의 종교 자유를 중시하며 ‘오바마케어’가 주장한 피임 및 낙태 관련 무료 보장이 시민들의 종교 자유를 제한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공화당이 성숙한 초당적 협력을 이끄는 데는 실패하고 ‘힘의 정치’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 논평에서 “공화당은 화해를 이끌어 내는 의회 상원의 역량을 깎아내리는 대신 대통령이 원하는 후보를 인준하는 데 권력을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