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식 삼성화재 신임 감독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10시즌 만에 V리그 챔피언이 되던 날, 공교롭게도 라이벌 삼성화재는 신임 감독을 발표했다. V리그 통산 8회 우승에 빛나는 삼성화재는 늘 현대캐피탈엔 넘어야 할 산이었다.
5일 경기 용인시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만난 프로배구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 1996∼2007년 삼성화재에서 선수로 뛰었던 신 감독은 “삼성화재는 두 세트를 지고 있어도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팀이다”고 말했다. 친정팀 부활의 특명을 받고 돌아온 그에게 다가올 시즌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용인=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사령탑 선임 이틀 후인 5일 경기 용인시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만난 신 감독은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라며 거침없이 속내를 밝혔다. 삼성화재 특유의 끈끈한 팀워크만 되살아나면 도약은 문제없다는 각오였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단합력이 흐트러지면서 선수 개개인이 팀을 위한 배구가 아닌 각자의 배구를 했다. 지난 시즌 문제가 된 범실 또한 단합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여러 감독 후보 중에서 자신이 선임된 이유 역시 “이런 삼성화재의 컬러 내지 DNA를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도 높은 훈련도 예고했다. 신 감독은 “리시브 하나 더 받고, 공 하나를 때리더라도 정확하게 하는 등 기본을 지키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몸이 기억해야 이길 수 있다는 의미였다. 신 감독은 삼성화재 코치 시절 밤늦도록 선수들의 훈련을 돕느라 현역 시절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린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감독이었던 신치용 삼성화재 단장은 “진식이가 지도자로서 스타 의식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칭찬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통한 거물 보강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지난 시즌 (라이트) 박철우가 돌아왔지만 다른 팀과 비교하면 삼성화재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만으로 팀을 하나 꾸릴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선수가 많이 나온 만큼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보강이 시급한 포지션으로는 센터가 꼽힌다.
과거 삼성화재에서 함께 뛰었던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등과의 맞대결도 관심거리 중 하나다. 신 감독은 “얼마든지 자신 있다. 최태웅, 김상우 감독은 (감독 선임 뒤) 축하 연락이 왔는데 김세진 감독만 연락이 안 온 걸 보니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는 모양”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인터뷰 내내 신 감독은 막 끝난 2016∼2017시즌을 ‘지난 시즌’, 반년 넘게 남은 2017∼2018시즌을 ‘이번 시즌’이라고 표현했다. 부임 후 첫 시즌 목표로 우승을 내건 것이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가능하죠. 이제 이틀 지났을 뿐인데 시간 많이 남았어요”라며 웃었다. 그만큼 새 시즌을 향한 신 감독의 기대감은 크기만 했다.
용인=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