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유행했던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복고 패션이 뜨고 있다. 최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코오롱FnC ‘슈퍼콤마비’의 ‘2017 가을·겨울 시즌 서울패션위크’ 컬렉션에서 모델 강승현이 모던 레트로 스타일을 착장하고 런웨이를 걷고 있다. 사진제공 l 코오롱FnC
■ 패션, 복고를 입다
원색 트레이닝복에 부츠컷 청바지까지
테니스 웨어 인기도 복고 트렌드 방증
#지난달 28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코오롱FnC ‘슈퍼콤마비’의 ‘2017 가을·겨울 시즌 서울패션위크’ 컬렉션 현장. 노랑·초록·분홍 등 눈에 확 띄는 원색의 트레이닝복과 빈티지 아이템이 무대 위를 수놓았다. 여기에 큰 모자가 달린 외투, 소매가 발목까지 내려오는 루즈한 티셔츠, 붓으로 갈겨쓴 듯한 레터링을 넣은 가방 등이 시선을 끌었다.
패션업계 아이콘으로 ‘복고’가 뜨고 있다. 과거 유행했던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게 주요 골자다.
‘복고’ 콘셉트는 청바지 트렌드에서도 읽힌다. 일명 ‘나팔바지’라 불리는 부츠컷과 롤업(밑단을 접은 바지), 찢어진 청바지(데미지 진)가 그것. 이랜드리테일의 자체브랜드(PB) ‘제이빔’과 ‘인디고뱅크’에서 각각 나팔바지와 롤업 스타일을 만날 수 있다.
에고이스트 역시 복고풍 부츠컷 청바지에 화사한 쉬폰 블라우스를 매치해 여성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시크룩, 봄꽃 패턴이 화사한 미니 쉬폰 원피스룩을 선보였다. 특히 롤러장을 배경으로 한 화보는 영화 ‘써니’를 연상시킨다.
코트화를 비롯한 테니스 웨어의 인기도 같은 맥락이다. 클래식한 테니스 웨어에서 느껴지는 감성을 디자인에 반영한 코오롱 ‘헤드’ 테니스라인과 테니스에서 영감을 얻은 휠라 ‘코트 디럭스’ 슈즈가 그 예. ‘코트디럭스’ 슈즈의 경우,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5개월 간 약 15만 족 판매고를 기록하며 핫 아이템으로 등극한이래, 단순 슈즈에 머무르지 않고 의류 카테고리로까지 확장되는 모양새다.
이렇듯 패션업계에 복고 열풍이 부는 것은 ‘복고 마케팅’과 맥을 함께 한다. 현실의 삶이 고단한 대중들이 위로 받을 안식처를 찾기 위해 기억을 과거로 되돌리고 있고, ‘그때 그 시절’에 대한 추억이 팍팍한 현실을 잊게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는 분석이다. 이는 침체기에 빠져있는 패션업계와도 관련이 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