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aT, 지원사업 큰 성과
《 “제품은 참 좋은데 어떻게 알릴 방법이 없네….” 2015년 오미자 가공식품 판매업체 문경오미자밸리영농조합법인의 박종락 대표(58)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2009년 법인 설립 이후 꾸준히 늘던 매출이 2014년엔 반 토막이 나면서 생존의 기로에 섰다. 오미자청에만 의존하던 매출은 한계에 부닥쳤고, 새로운 판매 경로도 뚫기 어려웠다. 박 대표는 전문가들에게 긴급구조신호(SOS)를 보냈다. 전문가들은 연령층별로 접근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용’(젊은 여성), ‘간편’(청·중년 남성), ‘건강’(중년 여성 및 노인) 등의 키워드로 각각 ‘Oh! 美人(미인)’, ‘오미樂(락)’, ‘오미비책(五味비策)’ 등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
2014년 매출이 줄며 위기에 봉착했던 문경오미자밸리영농조합법인은 정부의 식품컨설팅 지원사업 덕에 2015년 3억6700만 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0억9200만 원까지 뛰었다. 박종락 문경오미자밸리영농조합법인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해외 고객들과 함께 있는 모습.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상품을 다양화해 카페, 차 전문점에 입점하는 등 새로운 유통 경로도 개척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매출액은 2015년 3억6700만 원에서 지난해 10억9200만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2월에는 말레이시아 수출길까지 열었다.
정부의 식품기업 컨설팅 지원 사업이 중소 식품기업들에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이 일대일로 기업을 맞춤 지원해 새로운 브랜드와 메뉴를 도입하고, 꽉 막혔던 매출 활로를 뚫어 영세기업에서 견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식품컨설팅 지원 사업은 전문가들을 투입해 중소 식품 제조·가공기업 및 외식기업의 경영 및 기술 애로 사항을 해소하는 사업이다. 경영, 마케팅, 디자인, 인증, 품질위생, 상품화, 외식경영, 외식메뉴, 상생협력 등 9가지 분야를 대상으로 컨설팅 비용의 50∼60%(최대 1200만 원)를 지원한다.
2009년 식품컨설팅 275개 업체, 유기가공 컨설팅 52개 업체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식품컨설팅에서 2852곳, 유기가공 컨설팅에서 478곳이 혜택을 봤다. 컨설팅을 받은 기업들은 컨설팅 이후 매출액이 평균 58% 증가했다. 컨설팅 만족도 역시 평균 88점으로 높다.
건강기능성 음료 제조업체인 두손푸드는 컨설팅을 통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에서 독자 브랜드 업체로 거듭났다. 건강워터 7종과 스무디 3종의 신제품 브랜드 및 포장디자인을 지원받았다. 신규 브랜드인 ‘두손드림’을 통해 OEM 기업의 이미지도 탈피했다. ‘마시다’는 이미지를 연상할 수 있도록 물방울 형상을 이용해 밝고 가벼운 느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구축했다. ‘건강수를 1주일 내내 마신다’는 콘셉트로 ‘요일수(水)’ 패키지도 내놨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15년 5억6300만 원에서 지난해 8억3800만 원으로 50% 급증했다.
인증을 받으면서 대형마트에 제품을 입점하게 됐고, 명절 선물세트 매출 증가 등으로 매출액이 2015년 77억9500만 원에서 지난해 193억1100만 원으로 150%가량 증가했다. 신재현 토토미트원 대표(43)는 “위생과 안전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면서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자신 있게 홍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체계적 지원관리, 찾아가는 컨설팅 확대
컨설팅 사업의 성과가 나타나면서 농식품부와 aT는 올해 컨설팅 지원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식품기업 지원관리시스템(FMS)’을 새롭게 도입해 컨설팅 신청부터 평가, 매칭, 사후 관리까지 사업의 효율화를 추진한다. 갈수록 컨설팅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인증 및 디자인 분야에 대한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중소 식품기업의 다양한 애로 해소를 위해 찾아가는 현장컨설팅도 도입한다. 경영, 기술, 수출 등의 전문가들로 ‘컨설팅 팀’을 구성해 식품기업을 직접 방문하고 종합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기업애로상담센터인 ‘비즈 라운지’를 통해 마케팅, 수출, 기술공정, 품질위생관리 등에 이르는 식품제조·외식기업의 경영 및 기술 애로 사항을 해소하고 정부 지원 사업도 안내한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