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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가 미래다]전기차 틈새시장 뛰어든 ‘작은 거인들’

입력 | 2017-03-28 03:00:00

서울모터쇼 나서는 한국 中企




박영태 캠시스 대표(왼쪽)가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할 초소형 전기자동차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김성호 파워프라자 대표는 고성능 전기차 ‘예쁘자나’를 소개했다. 두 중소기업인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한국 중소·중견기업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인천=장승윤 tomato99@donga.com·양회성 기자


3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하는 서울모터쇼의 핵심 주제는 친환경차다. 모터쇼에 나오는 240여 종의 자동차 중 20%가량이 친환경차다.

전기차는 친환경차의 주요 분야다. 서울모터쇼에서는 현대자동차 한국GM BMW 닛산 등 국내외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를 선보인다. 치열해지는 전기차 개발 경쟁에 뛰어든 한국 중소·중견기업이 눈에 띈다.

휴대전화 카메라 모듈을 생산해 온 중견기업 캠시스(인천 연수구 벤처로)와 회로에 전력을 공급하는 산업용 파워서플라이를 만드는 파워프라자(서울 금천구 서부샛길)도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두 회사 모두 1993년에 설립됐다. 박영태 캠시스 대표(56)와 김성호 파워프라자 대표(58)를 각각 인터뷰했다. 두 사람은 “국내 전기차 산업에는 아직 미개척 분야가 많고 이는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예쁘자나’ 출품하는 파워프라자

파워프라자는 2005년 파워서플라이에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2년 후 김 대표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벌써 10년 전의 일이다. 김 대표는 “10년 전에 이미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전기차 산업이 커지면 당연히 관련 부품 시장도 확대된다. 김 대표는 “전기차 부품을 만들려고 보니 우리 부품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실증 모델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파워프라자의 전기차 ‘예쁘자나’가 탄생한 이유다.

파워프라자의 예쁘자나는 2010년 첫 모델이 나온 이후 지금까지 4차례 진화를 거듭했다. 서울모터쇼에 나오는 예쁘자나 R2가 가장 최신 모델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이 4.6초에 불과한 고성능차다. 차체 가운데에 전기배터리를 넣을 수 있도록 통으로 설계된 일체형 차체는 2014년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충돌 시험에만 여러 대의 차를 버려야 하는 현재 인증 제도에선 자동차 대량 생산이 힘든 중소기업들의 전기차가 판매되기 어렵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대표가 주력하고 있는 또 다른 차종은 소형 트럭의 전기차 개조 사업이다. 파워프라자는 전기차로 개조한 0.5t 소형 트럭을 2015년 인증받았고 현재까지 30여 대를 팔았다. 주로 영업용으로 쓰이는 소형 트럭은 연료효율 그리고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이 중요한 이슈인 만큼 전기차로 바꿀 필요성이 크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전기차 개조는 부품 제조 기업은 물론이고 지역 정비센터 등도 함께 살리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업 다각화 위해 전기차 개발한 캠시스

캠시스가 전기차 개발에 뛰어든 동기는 사업 다각화다. 박 대표는 쌍용자동차 대표를 지내고 2012년 캠시스 대표로 영입됐다. 그는 회사 매출의 99%가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카메라 모듈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놀라워했다. 정확히 말하면 크게 걱정했다. 사업 다각화가 회사의 생존을 위해 필수라고 봤다.

캠시스는 카메라 모듈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장 부품 사업을 시작했다. 전후방 카메라와 360도 돌며 차량 주변을 보여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 등을 생산했다. 이어 전기차에 들어가는 동력기관의 세트 격인 파워팩을 개발하기로 했다. 파워팩과 함께 전기배터리가 있으면 전기차 구동이 가능하다. 파워팩의 성능을 시험해 볼 수 있도록 캠시스는 2015년 전기차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박 대표는 “자동차 전장 부품 시장과 전기차 시장이 날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전기차 개발은 회사의 미래를 바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캠시스는 서울모터쇼에서 초소형 4륜 콘셉트카와 트럭 등을 공개한다. 특히 초소형 전기차를 들고 나온 것은 이 분야가 대형 자동차회사의 관심이 덜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순수하게 이동 목적으로 자동차를 타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거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초소형 전기차가 국내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 인도 아프리카 등에서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그는 “작은 기업이라도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해둔다면 기업의 자생력은 커지고 국내 전기차 산업의 수준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캠시스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첨단 자동차 기술 개발을 위한 국책과제 8개에 참여하며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