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도 번역이 되나요:두 번째/엘라 프랜시스 샌더스 지음/김서령 옮김/116쪽·1만3800원·시공사
이 외계어 같은 문장들은 각국에서 실제 쓰이고 있는 표현이다. 영국인 저자는 힌디어부터 한국어, 프랑스어, 가나어까지 여러 문화권에서 사용하는 관용어구의 의미와 연원을 재치 있게 소개하고 있다. 그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각국 문화의 다양성과 동시에 ‘사람 사는 세상은 비슷하다’는 보편성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앞서 언급된 ‘반으로 쪼갠 오렌지’를 상상해 보자. 두 개의 단면(斷面)은 울퉁불퉁하고 균일하지 않다. 그러나 반쪽을 하나로 합쳐 보면 단면은 정확히 하나로 들어맞기 마련이다. 스페인 사람들이 연인을 지칭하는 문구로 사용하는 이유다.
광고 로드중
자 그럼 세르비아어로 ‘코로 구름을 헤집는다’는 건 무슨 뜻일까. 우리말 ‘콧대가 높다’의 변형된 버전으로 보면 비슷할 것이다. 얼마나 콧대가 높으면 고개를 쳐들 때 그것이 구름까지 닿을까. 분명 별개 문화권이지만 의미가 묘하게 통하는 걸 보면 지구촌은 하나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