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 23일 개봉 ‘프리즌’서 연기 변신
배우 한석규는 연기 경력이 30년을 향하고 있지만 “아직도 연기가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한 장면에 대한 표현 방법이 너무 많아 어렵지만 이보다 매력적인 직업은 없는 것 같다”는 게 그의 말이다. 쇼박스 제공
‘말이 필요 없는’ ‘믿고 보는’…. 이런 묵직한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배우 한석규(53)의 요즘 고민이다. 범죄액션 영화 ‘프리즌’의 개봉(23일)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연기를 오래 할수록, 온갖 수식어를 갖다 붙여 화려하게 꾸미는 게 오히려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운을 뗐다.
“남녀노소 여러 사람이 보고 ‘아, 화가 났구나’ ‘나쁜 사람이구나’, 이렇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아무것도 안 하는 듯한 연기를 하고 싶어요. 뭐든 굳이 어렵게 할 필요가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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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가 교도소의 악명 높은 실세로 등장하는 영화 ‘프리즌’. 쇼박스 제공
“관객들이 오랜 시간 저와 함께하면서 한석규에게 너무 익숙해져 있어요. 그게 저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이죠. 관객들이 익숙한 한석규라는 틀을 어떻게 변주하느냐가 가장 큰 고민이었죠.”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뿌리 깊은 나무’ 등에서 선 굵고 인간미 넘치는 역할을 소화했던 그다. 이번엔 잔혹한 권력자 역할을 위해 동물 다큐멘터리에서 본 ‘수하이에나’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촬영했다고 한다.
“오로지 그 이미지 하나에 매달린 영화예요. 수하이에나를 보세요. 살아남으려고 싸워요. 그 와중에 입이 다 떨어져나가고 눈알마저 빠져 덜렁대는데 그런데도 살아요. 그게 본능이죠. 이번 역이 악역이라고 하지만 나쁜 놈, 좋은 놈이 문제가 아니고 ‘산다는 것’, 그걸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데뷔 30년을 향해 가는 만큼 그는 관객들의 시선에 연연하기보단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데 단련됐다. “이젠 내 연기를 보는 게 재미있어요. 다만 즐거운 재미가 아니고, 연기를 보면서 ‘그게 전부냐’ ‘정말 넌 안 되는구나’, 자학하면서 보는 거죠. 이번 제 연기 점수요? 65점 정도 되려나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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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악역과 달리 희망을 주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사람 사는 일을 보여주는 것, 그게 제 일이죠. 그걸 보여주는 방법은 크게 희망과 고통 두 가지인 것 같고요. 이번엔 고통이 섞인 작품이지만 앞으로는 희망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아직 불완전하지만 완성을 향해 꾸준히 도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