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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달 잭슨, 20세기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의 역사를 만들다
캔달 잭슨은 캘리포니아 고품질 와인의 대명사로 창업자인 제시 잭슨이 1980년대 초 50대의 나이로 설립한 와이너리이다. 당시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 근무하며 자신의 농장에 포도를 재배하고 있던 잭슨은 자신이 수확한 포도를 살 회사가 없자 직접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고 뛰어난 통찰력과 품질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과 고집으로 캘리포니아 와인의 혁신가로 불리며 ‘와인 명가’ 캔달 잭슨을 일구어 낸다. 사실 캔달 잭슨이 와인을 만들기 시작할 무렵만 해도 미국에서 와인은 상류층 사람들이 유럽에서 수입해서 마시는 고급 와인과 일반 대중이 마시는 5∼10달러짜리 저가 와인 시장이 전부였다.
실수가 만들어낸 달콤한 성공
잭슨은 본인의 회사가 가족경영 와이너리라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최근 거대 자본이 유입되기 시작한 와인 산업에서 ‘가족 경영’이라는 틀을 지켜내기란 쉽지 않다. 캘리포니아는 원래 작은 가족 경영 와이너리들이 많았던 반면 와인 시장은 거대 자본을 가진 기업들이 소유한 몇몇 와이너리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잭슨의 라이벌이자 동반자였던 로버트 몬다비도 2004년 미국의 대기업에 매각돼 그 자손들은 더 이상 와인 생산에 관여할 수 없게 되었고 자신들이 만든 상품에도 ‘몬다비’라는 이름조차 쓸 수 없게 되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잭슨에게 거액의 돈을 제시하며 와이너리를 매각하라고 했을 때 와인 품질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신념이 지켜질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고 한다.
언더커버 보스의 와인 철학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보통 사람도 쉽게 마실 수 있는 훌륭한 와인을 지향한다’라는 잭슨의 와인 철학은 같은 가격대의 와인들 중 품질과 맛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으며 이른바 매스 부티크(mass boutique) 와인이라 불리고 있다. 캔달 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가 ‘오바마 대통령이 평소 즐겨 마시는 와인’이라 소개되며 화제가 되었고 레이디 가가는 공연 전에 이 와인을 마셔야만 한다는 내용을 공연 계약에 넣을 정도로 광팬이라는 것도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심지어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의 유명 TV 프로그램 ‘언더커버 보스’에도 캔달 잭슨 최고경영자(CEO)가 출연했던 것 등은 캔달 잭슨이 미국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봄기운이 느껴지는 요즈음 와인 한 잔에 피어나는 이야기와 향기가 당신의 자리에도 함께하기를 기대해본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