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78곳 ‘주총데이’
네이버가 ‘변대규 의장-한성숙 대표이사’ 체제의 막을 올렸다.
네이버는 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열린 제1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성숙 네이버 신임 대표이사(50)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57)은 기타 비상무이사가 됐다. 한 대표이사는 이날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김상헌 대표이사(54)의 뒤를 이어 공식 대표로 취임했다. 변 회장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50) 뒤를 이어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이 창업자는 이사직만 유지하면서 북미와 유럽 시장 진출 및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는 등 국외 신사업 발굴에 전념한다. 8년간 네이버를 이끈 김 전 대표이사는 네이버 고문으로서 경영자문만 맡는다.
사외이사가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의 ‘벤처 1세대’라 불리는 변 회장은 휴맥스홀딩스 회장직과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한다. 그는 휴맥스홀딩스를 셋톱박스 분야의 세계 정상급 기업으로 키워 연 매출 1조 원의 신화를 일궈냈다. 네이버 관계자는 “변 의장이 북미와 유럽 진출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경험이 있는 만큼 올해 네이버의 글로벌 시장 진출 및 경영 전반에 조언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날 주총 후 YG에 500억 원을 투자하고 YG인베스트먼트 펀드에 500억 원을 출연하는 등 모두 1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번 투자를 통해 디지털 음원, 영상 콘텐츠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날은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12월 결산 상장사 178곳이 한꺼번에 주주총회를 연 ‘슈퍼 주총 데이’였다. 코스피 110개사, 코스닥 65개사, 코넥스 3개사 등 178개사의 주총이 이날 한꺼번에 개최됐다.
현대자동차는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정 회장은 1999년 처음 사내이사에 선임된 후 이번이 여섯 번째 연임이다. 주총 의장인 이원희 현대차 대표에 따르면 의결권을 가진 주주의 약 8%가 정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했다. 13%가량은 기권했다. 보통주 기준으로 현대차 주식의 8.02%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반대하거나 기권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재계는 추정하고 있다.
김재희 jetti@donga.com·한우신·신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