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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새 주축들, 2년차 징크스 피하는 법

입력 | 2017-03-18 05:30:00

두산 김재환-오재일-박건우(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지난해 두산 우승의 일등공신은 공백을 훌륭히 메워준 대체선수들이었다. 김현수(29·볼티모어)가 떠난 자리는 두산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러나 ‘화수분 야구’로 명성을 떨쳐온 두산답게 ‘리스크 관리’는 훌륭했다.

두산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건 김재환(29), 오재일(31), 박건우(27) 등 훌륭한 대체선수들이었다. 3명 모두 지난해 비로소 팀의 주축으로 자리했다.

김재환은 37홈런을 떠뜨리며 성공적으로 김현수가 떠난 좌익수 자리를 채워줬다. 외야수로 변신해 데뷔 9년차 시즌에 뒤늦게 기량이 만개했다. 오재일도 27홈런을 때려내며, 전 소속팀부터 10년 넘게 받아온 거포로서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줬다. 20홈런의 박건우는 국가대표 외야수로 발탁되는 등 공수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들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흔히 풀타임 2년차 시즌을 맞는 선수들도 신인들처럼 소포모어 징크스, 즉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는 사례가 많다. 이제 막 유망주의 껍질에서 벗어난 이들에게도 해당되지만, 김 감독에겐 여유가 느껴졌다.

올해도 지난해 라인업을 거의 그대로 가져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두산은 선수단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김 감독은 이들에 대해 “작년처럼 똑같이 하면 된다. 기록이나 성적에 너무 신경을 쓰게 되면 부담을 갖게 된다. 부담만 안 가지면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굳건한 믿음, 그러나 한 가지 당부는 잊지 않았다. 지난해 주축타자로 발돋움할 때부터 꾸준히 주지시켜준 것, 바로 ‘단점 보완에 매몰되지 말자’는 조언이다.

김 감독은 “하던 대로 하면 되는데 꼭 단점만 보완하려고 한다. 많은 선수들이 단점을 고치려다 장점까지 잃어버린다”며 “어차피 투수가 좋은 공을 던지면 타자는 치기 어렵다. 실투만 놓치지 않으면 된다. 투수의 좋은 공까지 잘 치려고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년에 경기 중에도 그런 상황이 많이 보였다. 직전 타석에서 당한 공에 대비를 하고 타석에 들어가더라. 그렇게 방어하는 자세부터 타자의 반응속도를 늦춘다. 치기 좋은 공을 치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때론 ‘공보고, 공치기’라고 말하는 단순한 방법이 슬기로운 해법이 될 수 있다. 풀타임 2년차 시즌을 앞둔 이들에게 부담감이나 타석에서 많은 생각은 독이 될 수밖에 없다. 김재환과 오재일, 박건우 모두 확실한 장점을 뽐내며 검증을 마쳤다. 이제 김 감독의 바람대로 꽃길을 걸을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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