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서비스 강화위해 손잡아… 음성인식 AI분야 ‘상생 경쟁’ SKT에 본격 맞대응 나서
LG유플러스와 KT가 음악 서비스 시장에서 손을 잡았다. KT와 LG유플러스 연합군의 ‘지니’는 업계 1위인 카카오의 ‘멜론’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음성 인식 인공지능(AI) 서비스 분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와 KT 계열사인 KT뮤직은 15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LG유플러스가 음악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KT뮤직에 267억 원을 투자하는 안을 확정했다. LG유플러스는 KT뮤직의 지분 15.0%를 취득해 2대 주주가 된다.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서다. KT뮤직의 최대 주주인 KT는 지분이 49.99%에서 42.5%로 낮아진다. KT뮤직은 사명도 ‘지니뮤직’으로 바꿀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고객들에게 그간 약점으로 지적된 음악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KT는 지니 가입자를 늘릴 수 있다. 가입자가 늘어나면 지니에 콘텐츠를 제공하려는 곳도 많아져 자연스럽게 콘텐츠의 질적 개선도 노릴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당초 제휴를 맺고 있는 음원 시장 3위 ‘엠넷닷컴’에 지분 투자를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지니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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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에 맞선 KT와 LG유플러스의 협력 움직임이 AI 및 사물인터넷(IoT)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는 SK텔레콤의 IoT 전용망인 ‘로라(LoRa)’에 맞서 지난해 11월부터 소물인터넷(NB-IoT·협대역 IoT) 통신망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사업에서도 두 회사가 따로 수집하던 이용자의 실시간 교통정보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등 협업하고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통신사 간 소모적인 경쟁을 지양하고 국내외 뮤직 사업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황창규 KT 회장도 “4차 산업혁명의 초입에서는 우수한 기술과 폭넓은 사업 역량을 갖춘 기업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동 투자자로서 협력 관계를 공고히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화답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