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65% 늘어 대유행 우려… 20~40대 무료 예방접종 검토
올해 A형 간염 환자가 900명을 넘어서면서 지난해에 이어 A형 간염이 대규모로 유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 당국은 A형 간염에 취약한 20~40대 중 고위험군에게 한시적으로 무료 예방접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A형 간염 환자는 907명(8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1, 2월 2개월 동안 보건 당국이 접수한 환자는 830명으로 A형 간염이 대규모로 유행한 지난해 같은 기간(501명)보다 65.7% 많다. 2012년 이후 연간 1000명 안팎을 유지하던 환자는 지난해 4678명으로 늘었다.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지난해 3월부터 환자가 급증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환자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A형 간염은 주로 환자의 분변에 오염된 음식물을 통해 전파된다. 보통 감기처럼 몇 주 지나면 자연 치유되며 한 번 걸린 뒤에는 평생 면역력이 생긴다. 하지만 드물게 간이 심하게 손상돼 사망하기도 한다. 특히 20∼40대가 A형 간염에 취약하다. A형 간염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주로 발생한다. 50대 이상은 대부분 어릴 적 A형 간염을 앓아 항체가 있지만 위생 환경이 개선되면서 20∼40대는 성장기에 자연 면역을 갖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2011∼2016년 6년간 발생한 A형 간염 환자의 88.3%가 20∼40대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