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1000원 vs 5만1600원.”
이마트몰과 쿠팡에서 분유 제품인 남양 임페리얼 XO 3단계 3개들이 상품을 검색하면 나오는 가격이다. 동일 제품이지만 이마트몰이 600원 더 싸다.
반대로 우유는 대체로 쿠팡이 더 저렴하다. 연세 멸균우유 200mL 24개짜리 상품은 이마트몰이 1만1000원에 판매 중인 반면에 쿠팡은 9900원에 팔고 있다.
○ 온·오프라인 투 트랙 vs 온라인 전용
온라인몰 간의 가격 차가 나는 이유는 우선 유통 구조의 차이 때문이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각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출고가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즉, 유통업체의 전략에 따라 가격이 정해진다는 것이다.
이마트몰과 쿠팡의 가격 차는 온라인 전용 여부에 영향을 받는다. 이마트몰은 기본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인 이마트와 상품 가격을 동일하게 맞추고 있다. 당일 특가 이벤트인 ‘오반장’ 같은 제도도 운영 중이나 항상 있는 것은 아니다.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마트몰이 오프라인 매장을 보완해주는 개념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쿠팡은 전국 21개 물류센터를 통해 물건을 팔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 유지 비용이 들지 않는다. 2015년 쿠팡이 직접 매입해서 판매한 제품의 매출액이 전체 매출의 87.4%를 차지한다. 쿠팡 관계자는 “중간유통과정을 생략했기 때문에 가격 자체를 낮게 책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가로 끌어들이기 vs 충성 고객 늘리기
구조적 차이보다 더 큰 것은 전략 차이다. 이마트는 온라인 쇼핑몰에 주도권을 뺏긴 제품을 다시 가져오겠다는 공격적인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달 이마트는 최저가 정책인 ‘가격의 끝’을 올해 더 강력하게 추진한다고 밝혔다. 가격의 끝은 이마트가 일부 품목을 선정하고, 제품 가격을 온·오프라인 전 채널을 망라해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유지해 팔겠다는 마케팅 전략이다.
현재 선정한 제품은 총 59개 품목. 기저귀, 분유 등이 대부분이다. 이 제품들은 육아 중인 20∼40대가 가장 민감해하는 품목이다. 육아 3개월 차인 박모 씨(28)는 “기저귀와 분유는 부피가 어마어마하다. 오프라인보단 주로 온라인으로 사는 상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싸다면 특정 업체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가격의 끝은 시장점유율이 일정 수준 이상인 브랜드 제품을 선정하고, 1주일 단위로 가장 싸게 파는 업체와 가격을 맞추는 방식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 14억 달러(약 1조5820억 원)를 투자받은 쿠팡은 물류센터 구축, 전문 배송 인력인 쿠팡맨을 고용하는 등 최근 3년간 인프라 투자에 힘써 왔다. ‘두 시간 배송’과 같이 기존 업체들이 하지 않던 새로운 시도도 실험하고, 지난달엔 아예 모태 사업이었던 소셜커머스를 접었다.
이마트몰과 쿠팡의 매출은 늘었지만 현재는 적자 상태다. 투자 확대에 힘써 왔기 때문이다. 이마트몰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365억 원이다. 쿠팡의 2015년 영업손실은 5470억 원이다.
이준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마트몰 김포 물류센터의 가동률이 증가하면서 적자가 줄고 있지만 물류센터를 확충할 예정이라 이마트몰의 흑자 전환이 늦어질 수 있다. 경쟁사보다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있는 쿠팡은 안정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겠지만 비용을 효율화하는 시점이 언제가 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