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실태 점검 나서
보험사들의 가계대출이 1년 만에 10조 원가량 늘면서 금융당국이 실태 점검에 나섰다.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늘어난 대출 수요와 보험사들의 적극적인 영업 전략이 맞물려 나타난 결과다.
금융당국은 “4분기(10∼12월)에 집중적으로 늘어나는 등 계절적 수요 증가 요인이 있을 수 있다”며 아직은 보험사 대출 증가세가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국의 모니터링 강화가 보험사들의 ‘대출 조이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 1년 새 10조 원 증가, 점검 나선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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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다 저금리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보험사들이 손쉬운 대안으로 약관대출, 부동산담보대출 등 안정적인 대출 영업을 확대한 영향도 컸다. 최근 보험사들은 모바일 앱을 통해 약관대출 절차를 간소화하고, 모바일 신용대출 시장에 진출하는 등 대출 문턱 낮추기에 나섰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사람들이 보험 약관대출, 신용대출로 이를 충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보험 약관대출 규모는 56조9584억 원으로 2015년 말보다 1조1587억 원(2.08%) 늘었다. 보험사 신용대출도 7257억 원(11.25%) 늘어난 7조1765억 원이었다.
금감원은 1분기(1∼3월)에 보험사들의 가계대출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보험사에 대해서는 현장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 “제2의 풍선효과 없도록 보완책도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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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은행에서 대출 받지 못한 사람들이 몰리면서 전체 대출 수요가 늘어난 데다 일반적으로 은행보다 높은 대출금리를 받는 보험사의 소득심사 기준이 덜 까다로워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4분기에 늘어난 건 맞지만 이사철 등 계절적 요인이 있을 수 있어 명확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모니터링 강화를 계기로 보험사들도 ‘대출 조이기’에 동참하면 ‘제2의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를 포함해 제2금융권의 대출심사까지 강화하면 신용도가 낮은 차주(借主)들의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위험을 보완할 시스템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