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살며 하루 두끼 ‘혼밥’… 절반 “계속 혼자 살 것”
대한민국의 4가구 중 1가구는 김 씨처럼 혼자 사는 ‘1인 가구’다. 1인 가구가 크게 늘면서 이들이 소비와 트렌드를 주도하는 현상을 일컫는 ‘1코노미’(‘1인’과 ‘이코노미(economy·경제)’의 합성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3일 40대 이하 1인 가구의 생활 모습을 분석한 ‘2017 한국 1인 가구 보고서’를 내놨다.
○ 하루 두 끼는 ‘혼밥’, 혼자 사는 이유는 “편해서”
1인 가구 10명 중 7명은 20대 때 혼자 살기 시작했다. 주거 형태는 원룸(33.7%), 살고 있는 집의 규모는 5∼10평(16.5∼33.1m²·40.2%)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82.8%는 반전세를 포함한 전월세로 살고, 전세나 월세 보증금은 본인이 직접 부담(75.3%)했다.
1인 가구 중 하루 평균 두 끼를 혼자 해결한다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 평일에 두 끼를 혼자 먹는 사람이 전체의 41.5%였다. 혼자 식사할 때는 직접 요리해서 먹는 사람(45.3%)이 가장 많았다. 반조리 식품(12.2%)이나 배달음식(10.9%)도 좋아했다. 이들은 혼자 식사, 운동, 쇼핑을 자주 하며 ‘혼술’(혼자 술 마시기)이나 ‘혼행’(혼자 여행하기)에 익숙하다는 응답(복수)도 각각 38.3%, 42.1%나 됐다. 1년 내에 혼자 해외여행을 가겠다는 사람도 절반이 넘었다.
○ 남성은 ‘외로움’, 여성은 ‘안전’이 고민
1인 가구 10명 중 7명은 혼자 사는 삶에 만족했다.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수식어로 ‘자유로운’, ‘자립심이 강한’, ‘여유로운’ 등을 꼽아 긍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얼마나 더 혼자 살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2년 이상 4년 미만(37.6%)이 가장 많았다. 8년 이상(22.3%)이 다음이었다. 혼자 살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49.7%) 중에선 8년 이상 혼자 살 것 같다는 응답(36.2%)이 가장 많았다. 이들은 혼자 사는 가장 큰 장점으로 ‘자유로운 생활과 의사결정’을 꼽았다. 반면 외로움 같은 심리적 문제를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들이 특히 외로움에 대한 우려가 컸다. 여성들은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위험이나 안전을 더 걱정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