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마그너스, 한국 첫 겨울 亞경기 크로스컨트리 우승
김마그너스가 20일 열린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스키 크로스컨트리 남자 1.4km 개인 스프린트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태극기를 펼쳐 든 채 기뻐하고 있다. 한국이 겨울아시아경기 이 종목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Lene Kilsund Axelsen 페이스북
김마그너스는 이날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시라하타야마 오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스키 크로스컨트리 남자 1.4km 개인 스프린트 클래식 결선에서 3분11초40으로 쑨칭하이(중국)와 동 타임을 기록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부츠 앞쪽 끝이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것으로 판명돼 극적으로 정상에 올랐다. 크로스컨트리 1.4km 종목은 육상으로 치면 100m 달리기에 해당한다. 3분대 초반에서 경기가 끝나기 때문에 직선 주로에서 끌어올린 스피드를 곡선 주로에서도 얼마나 줄이지 않고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코스가 짧은 쇼트트랙 경기에서는 코너링에서 승부가 갈린다. 김마그너스는 쇼트트랙을 통해 과감한 코너링을 배웠다. 스키를 신고 코너링을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힘이 들지만 그는 “쇼트트랙을 통해 길러진 코너링에 대한 자신감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쇼트트랙을 통해 길러진 코너링 자신감뿐만 아니라 박병주 크로스컨트리 대표팀 코치가 알려준 코스 정보, 러시아 출신 미하일 데뱌탸로프 감독이 짜준 전략, 그리고 자신이 세운 레이스 구상 등 ‘3박자’가 어우러진 결과가 금메달로 이어졌다.
박 코치는 “내가 삿포로 경기장에서 많은 경기를 해봐서 코스 정보를 잘 안다. 그 정보를 알려줬는데 마그너스가 제대로 파악하고 나왔다”며 웃었다. 사전에 코스를 완벽하게 읽은 김마그너스는 선두권의 선수 뒤를 바짝 따라붙다가 결승 지점을 150m 정도 앞두고 마지막 내리막에서 추월하는 작전을 세웠다. 박 코치는 “막판 추월 전략이 제대로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김마그너스는 삿포로에 도착하면서 “처음이 좋아야 ‘줄줄이 사탕’”이라고 했다. 첫 결과가 좋아야 계속 좋은 결과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첫 종목에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던 약속을 지킨 그는 “오늘 정신이 없지만 기분은 너무 좋습니다”라며 기쁨을 만끽했다.
삿포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