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유권자 48% “나는 중도성향”… 지난 대선때 33%에서 껑충 중도층 78% “반드시 투표하겠다”… 무관심층 아닌 ‘조건부 지지층’ 사안별 정책대안 중요성 부각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상승세가 단적인 예다. 안 지사의 지지율 급등엔 중도층의 지지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안 지사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협상을 존중해야 한다”는 등 중도 보수를 겨냥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안정감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도 확장 전략’에 주력해 온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최근 사드 반대 입장을 철회하는 등 안 지사와의 중도 경쟁에 본격 가세하고 있다. 북한 미사일 도발에 이어 김정남 피살 사건으로 안보 이슈가 대선 정국을 강타하자 ‘안보 보수’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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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이 저마다 ‘중도 공략’에 나서는 것은 이번 대선에서 ‘중도의 덩치’가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R&R)가 17, 18대 대선을 3∼4개월 앞두고 실시한 조사에서 자신이 중도라고 밝힌 응답자는 각각 29.8%와 32.5%였다. 반면 이달 3, 4일 실시한 조사에선 그 비율이 47.8%로 껑충 뛰었다.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중도를 표방한 것이다. 실제 중도층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이 매년 1월 1∼3일 실시한 이념 성향 분포 조사에 따르면 중도층 비율은 2013년 38.8%에서 올해 46.0%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중도층이 두꺼워진 이유를 극심한 이념 대결의 ‘반작용 효과’로 본다. 진보-보수 정권을 10년씩 거치면서 이념 대결에 신물이 난 국민이 어느 한쪽에 속하기를 거부한다는 얘기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양극단의 이념 싸움이 치열해지면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이 그 반작용으로 ‘제3의 길’을 모색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하세헌 경북대 교수는 “이런 ‘회피 중도층’의 성격상 감동을 주는 메시지 한 방에 지지율이 확 쏠릴 가능성이 있다”며 “중도층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지지율 반등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예측했다.
중도층의 성격이 바뀌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중도층은 정치에 관심이 적은 무관심층이 많았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만큼 중도층 표심은 표가 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현 중도층은 ‘안보=보수, 경제=진보’처럼 현안별 선택이 다를 뿐 정치적 무관심층과는 구별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 2월 R&R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중도층은 77.5%에 달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정치학)는 “결국 대선 후보 입장에선 유권자를 보수냐, 진보냐로 단순화하기보다 사안별로 더 많은 유권자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맞춤형 대처’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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