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 버니의 ‘여성들의 직장에서’
△어릴 때 (커서) 무엇이 되고 싶었나요? △10년 전, 20년 전의 자신에게 돌아갈 수 있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당신이 스스로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자신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당신을 가장 당신답게 만들고, 당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도록 영감을 주거나 동기부여를 해준 좌우명 같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당신이 가장 존경하는 여성은 누구인가요? △당신이 일하면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공포나 도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역경에 빠지거나 회의감에 밀려올 때 어떻게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나요? △당신에게 성공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실수나 실패를 통해서 배운 덕분에 (더 큰) 성공을 한 적이 있나요? △당신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당신의 일상으로 돌아와서 하는 일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이 세상에 ‘더 있었으면 좋은 것’과 ‘덜 있었으면 좋은 것’은 무엇인가요? △당신에게 마법처럼 매일 추가로 ‘3시간’이 더 부여된다면, 그 3시간으로 뭘 하고 싶나요?
홈 인테리어와 창의적 디자인 제품을 소개하는 웹사이트 ‘디자인*스펀지’의 창업자이자 운영자인 그레이스 버니의 신간 ‘여성들의 직장에서(In The Company of Women)’에선 107명의 ‘일하는 여성’이 위의 질문들에 답했다. 예술가도 있고, 소기업 창업가도 있고, 박물관 큐레이터도 있고, 제빵사도 있다. 다양한 직업만큼 대답도 천차만별이다. 한 스타일리스트는 ‘어릴 적 꿈’이 인어공주라고 했다. 한 패션디자이너의 좌우명은 ‘무언가를 잘하고 싶다면 기꺼이 (그것을) 못할 각오를 하라’였다. 한 문신(tattoo) 아티스트는 ‘10년 전, 20년 전의 자신’에게 “망설임과 불안감을 창문 밖으로 던져 버려라”라고 조언했다. 한 요리책 저술가는 “13세 때 ‘얘야,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이상해(weird)’라는 아빠의 한마디가 나를 가장 나답게 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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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과로사(過勞死)’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한국의 여성들에게 이 책의 몇몇 질문은 고달픈 현실을 외면한 엉뚱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만의 대답을 생각하고 찾아내는 시간은 충분히 의미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마지막 질문(‘하루 24시간에 추가된 3시간으로 무엇을 하고 싶나’)에 대한 한국 여성들의 대답이 가장 궁금하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