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목소리]
이은지 서울 세곡중 3학년
선생님들이 교실에 계시고 학생들이 그 교실을 찾아가 수업을 듣는 방식이었다. 참 신기하고 새롭다는 게 ‘교과교실제’에 대한 나의 첫인상이다.
교과교실제를 처음 경험한 뒤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선생님은 편하시겠다’였다. 복도는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데 수업시간마다 돌아다니셔야 했던 선생님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 나처럼 전학 온 학생들에게는 친구를 사귀거나 학교생활에 빨리 적응하기 힘든 시스템이다. 처음 보는 친구에게 말을 걸어 보려 하면 수업 종과 함께 모두들 서둘러 사물함으로 가버리기 때문이다. 사물함 찾아가랴, 교실 따라가랴 정신없는 상황에서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지기란 참 힘든 일이다.
교과교실제는 각 교과에 맞춰 구비된 시설이나 자료, 준비물 등으로 수업의 질이 향상되고 수업평가를 치르는 경우에 높은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거나 집중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겐 오히려 역효과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가만히 앉아 공부만 해도 체력이 부족한데 하루에도 몇 번씩 교실을 돌아다니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입시, 성적 등으로 늘 피곤한 학생 처지를 고려하지 않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쉬는 시간을 늘리거나 교실과 사물함을 오가는 거리를 줄일 수 있도록 전자책 사용 등의 방안으로 개선하면 발전된 교과교실제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은지 서울 세곡중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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