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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때리는 김무성… “권한대행 대선출마, 공직자 자세 아니다”

입력 | 2017-02-09 03:00:00

일각 “본인 재등판 위한 분위기 잡기”… 김무성 “현재로서는 마음 변화 없어”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사진)이 8일 보수 진영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황 권한대행은 보기 드물게 훌륭한 사람이고, 모범적인 공무원”이라며 치켜세운 뒤 “현재 국가적 리더십 공백 상태에서 역사적으로 맡은 소명을 내팽개치고 대선전에 뛰어든다는 것은 공직자로서 기본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권한대행이 국회에 나와 자기 입장을 분명히 밝혀 더 이상 이 문제로 혼란을 줘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도 “본인의 잘못으로 국가적 위기가 발생했는데, 하루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협조해야 한다”며 “지금도 늦었지만 적극적으로 재판에 협조하고, 특검 조사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바른정당과 당내 대선 주자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다시 한번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운 것이다. 이를 두고 ‘대선 재등판’을 위한 분위기 잡기가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에 김 의원은 “정치인이 국민 앞에 큰 결단을 해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바로 번복해 다시 출마하겠다는 것은 저로서는 하기 어려운 이야기”라며 “현재로서는 제 마음의 변화가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반문(반문재인) 진영이 결집하는 ‘빅텐트론’의 불씨를 다시 살리려면 김 의원이 출마해야 한다는 얘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 의원도 이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바른정당에 참여해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불출마하면서 고민에 빠져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또 “비민주적 패권주의 정치세력을 제압해 가치 중심의 민주 정당들이 연대해 집권하는 데 역할을 할 생각이 있다”며 “(국민의당과)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연대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재등판의 여지를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변에선 “불출마 번복의 명분이 작다”며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