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윤지웅이 절치부심했다. 2017시즌 부활을 위해 1월 1일자로 야구를 방해하는 요소들은 삶에서 모두 제외시켰다. 야구를 잘 해야 즐거운 자신을 위해 야구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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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야구만 하려고요. 다른 누구도 아닌 저를 위해서요.”
LG 윤지웅(29)이 독기를 품었다. 그는 올 시즌 삭감 한파를 피할 수 없었다. 사실 연봉이 깎인 것보다 지난해 야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더 아팠다.
윤지웅은 2015시즌 ‘소리 없는 강자’였다. 화려하게 두드러지진 않았지만 78경기에 등판해 3승1패, 12홀드, 방어율 3.77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세부스탯은 훨씬 좋았다. 이닝당 출루허용이 1.03, 피안타율이 0.211로 좋았다. 중간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인 기출루자 득점허용률이 0.167로 매우 좋았다. 72명의 기출루자 중 홈을 밟은 건 12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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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LG 양상문 감독은 윤지웅 카드를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144경기를 잘 치르기 위해서는 진해수, 봉중근에 윤지웅까지 살아나야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많아진다. 윤지웅도 이를 악물었다. 1월 1일자로 몸에 안 좋은 건 다 끊었다. 워낙 성격이 좋아 사람들에게 인기만점이었지만 야구를 위해 포기해야 하는 부분은 과감히 버렸다. 그는 “지난 시즌을 돌아보니 내 입지를 내가 좁혔더라”며 “내 스스로가 달라져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핑계는 대지 않겠다. 이제 나이 앞자리 숫자도 달라졌고 야구를 잘 하기 위해서는 날 바꾸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겨우내 훈련을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책을 가까이 하면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시작했고, 야구에 방해되는 요소는 바꾸려고 부단히 노력 중이다. 그는 “내가 즐거워야 내 주변사람도 좋지 않나. 내가 즐거울 때는 야구를 잘 할 때였다”며 “야구를 잘 하기 위해서 하루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잠자는 것부터 밥 먹는 것까지 사소한 습관부터 바꿔나가면서 야구를 잘 할 수 있도록 날 관리해보겠다”고 다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