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클래식 ‘앙코르’ 공연… 록음악-즉흥곡 등 선곡 다양
독특한 앙코르 곡을 선택해 화제를 모았던 파이프 오르가니스트 캐머런 카펜터(위쪽)와 첼리스트 지안 왕 공연. 롯데콘서트홀·금호아트홀 제공
최근 클래식 공연에서 ‘앙코르’가 진화하고 있다. ‘다시 한번’이라는 의미를 지닌 앙코르는 클래식, 오페라, 뮤지컬 등에서 커튼콜 뒤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17세기 이탈리아에서 처음 시작됐다고 알려진 앙코르는 연주자가 환호하는 관객에게 감사의 표시로 연주했다.
보통 앙코르는 그날 연주된 작품과 같은 작곡가의 곡이나 주제와 시대적 배경 등에서 연관 있는 곡이 선택된다. 최근에는 연주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곡이 많이 선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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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에서 신청곡을 받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5월 피아니스트 박종해는 조지 거슈윈의 ‘서머 타임’을 관객의 요청에 따라 바흐풍, 모차르트풍, 라벨풍 등으로 즉흥 연주했다. 임현정도 관객의 ‘아리랑’ 요청에 자신이 직접 편곡한 ‘아리랑’을 들려줬다. 한 공연기획자는 “최근 앙코르에 대한 관객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많은 연주자가 앙코르 선곡에도 많은 신경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한 연주자는 “본 공연에서 보이지 못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거나, 관객의 인상에 깊이 남고 싶어 독특한 곡을 선택하는 연주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모든 연주인이 앙코르를 하지는 않는다. 마지막에 합창곡, 장송곡처럼 앙코르를 이어 연주하기 힘들 때와 본 프로그램의 여운을 흐트러뜨리기 싫어 앙코르가 생략되기도 한다. 2일 비올리스트 김사라는 마지막 작품인 쇼스타코비치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연주하기 전 “깊은 여운을 느껴 보길 바라는 마음에 앙코르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