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백악관은 이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자료를 수시로 동아일보를 비롯한 출입 기자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반(反)이민 행정명령 발동 후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가열되자 지난달 29일 오후엔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등 백악관 참모들이 주요 방송에 출연해 행정명령을 옹호한 발언에 밑줄까지 쳐서 배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닐 고서치를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직후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이전에 고서치를 칭찬했던 몇 년 치 주요 어록을 모아 역시 밑줄을 쳐서 보내기도 했다.
워싱턴의 기존 질서를 뒤흔드는 트럼프 백악관은 국정 홍보 스타일도 이전과 다르다. 최고 권부의 격식보다는 효과적 메시지 전달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마치 대기업 홍보실 스타일의 국정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의 취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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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취임 후에도 트위터를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은 언론에 대한 불신 외에도 직접 국정 홍보 방향을 잡기 위해서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튀는 보도자료, 백악관 참모들의 인해전술식 방송 인터뷰도 트럼프의 '홍보 기조'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 트럼프는 1일에도 이민 규제 행정명령과 관련해 "이 조치를 뭐라고 불러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이게 나쁜 사람들을 미국에서 쫓아내자는 것이다"라는 트윗을 오전 7시 50분에 날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