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우리 부부의 생활비는 얼마나 필요할까?'
불현듯 불안감이 커진다. 연금, 저축 혹은 빚, 자녀교육비 등 계산기를 두드려보게 된다.
정답은 '237만 원'이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이 2015년 4~9월 50세 이상 4816가구를 대상으로 경제력, 직장, 은퇴, 노후준비, 건강 등의 항목으로 '6차 국민노후보장패널 조사'를 실시한 결과 나온 비용이다.
연령별 월 적정 생활비는 △50대 부부 260만7000원(개인 158만9000원) △60대 부부 228만2000원(개인 140만4000원) △70대 부부 201만3000원(개인 124만9000원) △80대 이상 부부 191만5000원(개인기준 116만8000원) 등이었다. 건강하다는 가정 하에 최저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월평균 최소생활비'는 이보다 적은 174만1000원(부부 기준), 104만 원(개인 기준)이었다.
문제는 노후 생활비는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나이가 들수록 소득이 적정 생활비 수준에 도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2005년 첫 시행된 1차 국민노후보장패널 조사에서는 50대 이상 월 적정 생활비가 150만5000원(부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월 적정생활비 236만9000원. 10년 사이 57%나 늘어났다.
반면 월 평균 소득은 50대 409만 원, 60대 259만 원, 70대 150만 원, 80대 이상 100만 원(이상 2015년 기준)으로, 연령이 올라갈수록 소득이 적정 생활비보다 최대 100만원 가까이 부족해진다. 은퇴 후 편의점 아르바이트 중인 김모 씨(59)는 "이 일을 관두면 월 100만원도 벌기 힘들다"고 말했다. 65세 이상 노인 중 중위소득(105만4913원)의 절반도 벌지 못해 '상대 빈곤층'으로 분류된 비율이 44.8%나 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이를 보완해줄 공적연금 역시 여전히 부족하다. 가입기간 20년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의 평균 급여액은 월 88만원(2016년 10월 기준)에 불과하다.
김윤종기자 zozo@donga.com